[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레전드 정선민의 음성은 들떠있었다. 마치 자신이 갖고 있던 자유투 연속 성공기록을 아끼는 후배 박혜진(우리은행)이 갈아치우길 기다리는 것처럼.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플레이어 정선민은 2009-10시즌에 자유투 39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한 시즌 최다기록을 세웠고, 2010-11시즌 개막과 동시에 3개를 추가해 연속 시즌 자유투 성공 기록(42개)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연속 시즌 자유투 성공기록의 타이기록이 나왔다. 주인공은 새롭게 떠오르는 자유투 여왕 우리은행의 박혜진이었다. 그는 12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1쿼터 3분5초를 남기고 드라이브인을 시도하며 얻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정선민이 갖고 있던 연속시즌 자유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더불어 한 시즌 최다기록도 38개로 정선민의 기록에 1개차로 근접했다.
박혜진은 2013-14시즌 시작과 동시에 자유투 36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정선민의 기록에 다가서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2012-13시즌에서 성공한 4개를 합한 40개로 역시 정선민이 보유한 연속 시즌 기록에도 2개차까지 쫓아왔다.
정선민은 박혜진이 연속 시즌 자유투 성공 타이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껏 들뜬 음성으로 “정말 축하한다. 고맙고 내 기분이 좋다”며 후배이자 제자인 박혜진을 칭찬했다.
둘은 국가대표팀 코치와 선수로 지난해 여름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했다. 정선민 코치의 눈에 비친 박혜진은 성실하며 해맑은 선수였다.
정선민은 “혜진이가 지난 해 우승 이후 대표팀에 뽑히며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은 위기 때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칭찬했다.
자유투를 잘 쏘는 비결이 있냐고 묻자 정선민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슛을 던질 때 감이 온다. 공을 스치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좋을 때는 자유투를 던질 때마다 자신감이 생기고, 슛폼에도 흔들림이 없어진다. 호흡도 덩달아 잘 맞춰진다. 심리적으로도 들어간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선천적인 감각에 훈련이 더해지며 올라오는 감이라고 풀어냈다.
박혜진 덕분에 자신이 자유투 연속 성공 기록 보유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정선민은 “혜진이가 다음 경기 때 꼭 자유투를 성공하길 바라며 응원하겠다. 더불어 혜진이가 한국 농구의 한 획을 긋는 최고의 선수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꼭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며 칭찬과 기대를 동시에 표현했다.
기특한 후배를 진심으로 아끼는 선배이자 코치의 훈훈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정선민 국가대표팀 코치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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