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제'의 시즌 첫 프로그램 공개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연아(23)는 6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예정이다. 출전 선수 24명 중 15번 째로 링크에 등장할 예정인 그는 새로운 쇼트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연기한다.
김연아는 5일 진행된 공식 연습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윤곽을 보여줬다. 점프 구성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그리고 더블 악셀로 구성됐다.
또한 유나 카멜 스핀과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도 여전했다. 지난 시즌 쇼트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와 거의 비슷했다.
'뱀파이어의 키스' 기초점수는 31점을 넘었다. 현역 여자 싱글 선수들 중 높은 점수에 속한다. 기초점수를 이 정도 기준에 맞추고 출전하는 이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3, 일본) 밖에 없다.
김연아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기초 점수가 10.10점이다. 넓은 비거리와 높이를 지닌 이 점프는 늘 1.50점 이상의 가산점(GOE)을 받았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이 기술로만 12점(기초점수 10.10+가산점 1.90)을 받았다.
트리플 악셀(기초점수 8.5)을 내세운 아사다 마오가 근접할 수 없는 점수다. 표면적으로 트리플 악셀이 여자싱글의 '가장 큰 한 방'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여자싱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챙겨온 기술은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였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에서도 김연아는 가산점을 놓치지 않는다.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석연찮은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 날고 도약하는 점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1.90점의 가산점을 챙기며 '정석 점프'임을 증명시켰다.
직선스텝과 세 가지 스핀에서 레벨3~4를 챙기고 예술점수(PCS)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경우 70점을 훌쩍 넘기게 된다.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열린 독일 NRW트로피 쇼트프로그램에서 72.27점을 받았다. 1년8개월 만의 복귀무대에서 시즌 최고 점수를 갈아치웠다.
2013~2014시즌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는 아사다가 세운 73.18점(그랑프리 스케이트 아메리카)이다. 아사다는 5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72.3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했지만 나머지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또다시 70점을 넘겼다.
김연아는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로 출국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의 컨디션은 80~90% 정도"라고 밝혔다. 김연아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는 내년 2월에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이다. 2014년 2월에 몸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이번 대회 점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새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실전 대회 감각을 익히는 것이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의 목표다.
공식 훈련 영상에서 나타난 김연아는 여전히 빙판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의 요소를 깨끗하게 소화할 경우 기초 점수는 물론 '폭풍 가산점'도 예고된다. 새로운 안무에 어느 정도의 PCS가 주어질지가 관건이다. 올 시즌 여자싱글 선수들의 점수는 공통적으로 높게 매겨지고 있다. 특히 상위권의 선수들은 높은 PCS 점수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표현력의 교과서'인 김연아가 유독 높아진 PCS 점수에서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연아가 큰 실수 없이 프로그램 요소를 깨끗하게 소화할 경우 시즌 최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은 크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