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한 오승환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더불어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를 처음 맞이하는 한신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한신은 팬, 구장 외적으로 특이한 점이 많은데 이들만이 가진 특징 중 하나로 ‘죽음의 원정’이 꼽힌다.
고시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한신은 매년 8월 홈구장을 내주고 장기 원정길에 오른다. 일본야구 최대 흥행상품인 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이 고시엔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실제 대회는 3주간 열리지만 우천 순연, 구장 정비 등을 고려해 한신이 원정길에 오르는 기간은 4주로 편성된다.
때문에 한신은 기본적으로 4주간 정규리그 24경기를 고시엔 밖에서 치른다. '죽음의 원정'이라는 말은 1950년대 부터 70년대 까지 장기 원정기간 동안 패배를 많이 당했기에 탄생했다. 적지않은 기간 홈구장 고시엔을 비우면서 타구단과 견줘 이동거리가 길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한신팬들 사이에서는 '죽음의 원정'을 얼마나 잘 버티느냐에 따라 그해 우승 향방이 가려진다는 속설이 돌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다른 종목에 비해 홈, 원정의 유불리가 적은 야구에서 장기 원정만으로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행히 2010년대에 들어 오릭스 버팔로스의 홈구장 교세라돔에서 두차례 시리즈를 홈경기로 소화하면서 원정거리에 대한 부담은 사라졌다는 평도 많다.
또 한신의 와다 유타카 감독은 “돔으로 인해 무더운 여름 체력소모를 줄였다. 죽음의 원정은 옛말”이라며 당찬 기백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죽음의 원정 기간 한신이 거둔 성적은 15승 9패다. 센트럴리그 5개팀만 만나 일정상 혜택도 봤다. 24경기 중 야외구장 경기는 단 3경기 뿐이었다.
8월 일본의 여름 폭염을 생각한다면 운도 따른 셈이다. 특히 투수 친화구장으로 유명한 주니치의 나고야돔에서 13경기나 소화해 선발투수는 평균자책점 2.44, 구원진도 1.44의 성적을 거뒀다. 일본의 '스포르티바'는 “고시엔을 떠난다는 의미는 죽음의 원정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지만 과거와 달리 돔구장, 교통 편의 등이 갖춰진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의미를 희석시켰다.
오승환의 경우에도 큰 걱정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한국야구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베이징올림픽 등 장기 원정 레이스를 겪어봤다. 또 오승환은 계절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활약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일본의 살인적인 8월 폭염에 대한 체력 대비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고시엔구장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