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가 끝내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골맛을 본 괴체의 얼굴엔 웃음기도, 세리머니도 없었다.
괴체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벌어진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13라운드'에 후반 교체 출전했다. 그라운드를 밟은 괴체는 후반 21분에 선제골을 책임지며 바이에른 뮌헨의 3-0 완승의 단초 역할을 해냈다.
이번 데어 클라시커의 주인공은 괴체였다. 경기전부터 괴체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다. 도르트문트와 뮌헨 사이를 공유하고 있는 라이벌 심리 일부를 괴체가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괴체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정든 도르트문트를 떠났다. 행선지는 다름 아닌 라이벌 뮌헨이었다. 그것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돌연 이적을 공론화한 괴체를 향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보듬고 응원했던 꿀벌팬들은 괴체를 두고 배반의 아이콘, 유다에 빗대면서 가차없이 손가락질을 해대곤 했다.
6개월이 지나 괴체는 뮌헨 유니폼을 입고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 다시 섰다. 벤치멤버로 출발했던 괴체는 후반 조커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최근 제로톱 전술의 핵심으로 떠오른 괴체의 득점포 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경기에 나선 괴체는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21분 득점포에 물꼬를 텄다. 아크 정면에서 괴체는 감각적인 아웃프런트킥을 연결했고 발을 떠난 공은 절묘하게 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득점한 이후 괴체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두 손을 들었다. 세레모니 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현이었다.
이후 동료들의 득점에도 괴체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후반 40분 아르옌 로벤의 추가골과 경기 종료직전 토마스 뮐러의 득점에도 괴체는 승리의 기쁨보단 친정팀에 대한 예우에 더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괴체의 선제골로 활기를 얻은 뮌헨은 3-0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됐다. 이번 승리로 리그 38경기 무패행진은 물론, 지난 슈퍼컵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파죽지세를 이어간 뮌헨은 챔피언스리그로 무대를 옮겨 오는 28일 CSKA모스크바를 상대로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10연승에 도전한다.
[사진=마리오 괴체 (C) 킥커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