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강민호가 FA 역대 최고 금액인 4년 75억원에 롯데 잔류를 선언했다. 종전 최고 금액이었던 2004년 심정수의 4년 6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오후 강민호의 잔류 소식을 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강민호는 "올 시즌 성적 부진에도 마음으로 다가와준 구단에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FA를 앞둔 올 시즌 침체기를 겪었다. 소위 말하는 'FA로이드'는 없었다. 그러나 롯데는 그에게 '역대 최고 금액'이라는 왕관을 안겨줬다.
"성적 부진"이라는 강민호의 말처럼, 그의 올 시즌 타율은 2할 3푼 5리로 2005년(0.243) 이후 가장 낮았다. 삼진은 87개로 지난 시즌 97개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4.12타수에서 한 번꼴로 나오던 삼진이 올 시즌에는 3.76타수에서 한 번씩 나왔다. 데뷔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자주 삼진이 나온 해였다.
그럼에도 강민호는 충분히 가치있는 선수다. 특히 타격은 내년 시즌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2013년은 강민호에게 있어 '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이 유독 낮은 해였다.
어떤 선수가 미래 어떤 활약을 펼칠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부상, 경기 외적인(심리적인) 변화, 나이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신체적인 변화 등 고려할 점이 많다.
타격과 관련된 다양한 통계 가운데 BABIP(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은 소위 '플루크' 시즌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홈런과 삼진을 제외하고 그라운드 페어 지역에 떨어진 공이 안타가 될 확률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특정 시즌의 기록이 다른 시즌과 비교해 크게 높아졌을 경우 평소보다 '운'이 많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반대의 경우는 타구가 평소보다 자주 야수의 수비 범위 안에 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강민호의 올 시즌 BABIP는 2할 8푼 1리. 통산 기록 3할 4리는 물론이고 올 시즌을 제외한 최근 3년 동안의 기록(0.314)보다도 낮은 수치다.
타율 2할 6푼을 기록했던 2009년에도 BABIP는 2할 7푼 8리로 2008년의 3할 9리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2010년 강민호의 BABIP는 3할 1푼 2리로 회복세를 보였고, 타율은 3할 5리까지 올랐다. 올 시즌 강민호의 BABIP이 평균에 비해 낮았음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자연스레 타율도 정상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올 시즌 128경기에서 556득점을 올렸다. 한화(480득점)와 NC(512득점)에 이어 뒤에서 3위였다. 낮은 득점력은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만에 하나 강민호가 빠진다면 그를 대체할 만한 자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장성우가 올해 퓨처스리그(경찰)에서 타율 3할 8푼 2리, OPS(출루율+장타율) 1.044를 기록했지만 1군 경기에서는 3년 동안 타율 2할 3푼 1리에 그친 '미완의 대기'일 뿐이다.
2014년의 강민호가 타격에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FA 역대 최고 금액'이 아깝지 않을 전망이다. 한 가지 더, 1985년생인 강민호는 이용규와 더불어 올해 FA신청 선수 가운데 가장 젊은 선수다.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남아있다는 의미다.
<강민호 최근 3년 및 통산 타격 기록>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롯데 강민호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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