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2승만 하면 우승인데….”
두산의 ‘히트상품’ 유희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배짱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때문에 그의 한국시리즈 데뷔전이 기대됐다. 예상 밖에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 유희관은 3⅔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코칭스태프가 한 이닝에 두 번이나 마운드에 올라간 것으로 간주해 야구규칙 8.06에 따라 투수가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데뷔전에서 유희관이 던진 공은 고작 52개였다.
4차전에 앞서 다소 시무룩하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던 유희관은 금세 특유의 유쾌함을 되찾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당시엔 정말 황당했다. 심판진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의아했는데, 투수 코치님의 사인으로 교체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 큰 일을 보고 안 닦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팀의 첫 한국시리즈 패배라 더 아쉬웠다. 유희관은 “내가 교체됐어도 팀이 승리했으면, 웃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표하며 “내가 자초한 것이다. 내가 먼저 안타랑 볼넷으로 주자를 내 보낸 게 화근이었다. 수비 실수와 판정은 경기 일부일 뿐이다. 또 코칭스태프의 실수도 아니다. 내 운명이었나 보다”라고 했다.
시리즌전적 3승 1패.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까지 ‘1승’만을 두산은 5차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앞서 적은 이닝을 소화한 유희관이 불펜투수로 충분히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
유희관은 “던지는 건 오늘도 가능하다. 몸을 만들어도 135km를 던지고, 안 만들어도 135km를 던지지 않나. 또 투구수가 많아도 몸에 무리가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불펜으로 나가게 돼도 부담은 없다. 팀을 위해서라면 팔이 아파도 던질 수 있다. 앞으로 어떤 경기에 나가게 되건 한국시리즈 1차전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유희관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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