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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혼의 여신' 고나은 "파파야 출신 꼬리표, 이젠 괜찮아요"

기사입력 2013.10.28 11:14 / 기사수정 2013.10.28 11:14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7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은 결국 태욱(김지훈 분)과 이혼한 송지혜(남상미)가 제주도 갈대밭에서 현우(이상우)와 재회하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결혼의 여신' 속에서 가장 가엾었던 캐릭터는 사실 배우 고나은이 연기한 '한세경'이다. 옛 여자 송지혜를 잊지 못하고 오래도록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약혼자 현우를 바라보던 세경의 마음이 어땠을까.

'결혼의 여신' 종영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서울 압구정동의 카페 베나코에서 배우 고나은을 만났다.

"날씨가 너무 춥네요"라며 자리에 앉은 고나은은 브라운관을 통해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작은 얼굴과 아담한 체구를 자랑했다. "얼굴이 정말 작다"고 칭찬하자 "원래 티비가 약간 크게 나오는 것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지난 주 토요일에 제 촬영 분량은 다 끝이 났어요. 일요일에 종방연 겸 쫑파티를 하는데 그때 정말 끝이 났다는 실감이 날 것 같아요. 시원섭섭하죠"

고나은이 연기한 한세경은 극 중간에 투입돼 현우 선배를 짝사랑하는 당찬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마음을 얻지 못하는 현실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처음에는 도발적인 모습이 많은 캐릭터라 '오 색다른데?' 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사랑이 깊어질 수록 우울해졌지만(웃음). 그런 면에 있어서 초반 캐릭터의 지속성이 있었다면 다른 느낌이지 않았을까 생각은 해요"

사랑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던 고나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마지막 이별 장면"을 꼽았다.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이죠. 현우랑 세경이가 헤어지거든요. 그런데 많은 이야기를 안나눠요. '아 이게 이별이구나'라는게 와닿는 장면을 찍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죠. 누구나 짝사랑을 한 번씩 해보잖아요. 지금이야 제가 현실적으로 사랑에 올인하기 힘들지만, 20대 초반에 했었던 짝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연기 했는데 힘들었죠. 현우랑 결혼에 골인했다면 더욱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고나은 역시 세경과 비슷하게, 남자친구의 과거 연인 사진을 발견한 적이 있었단다.

"진짜 있었어요. (옛 연인의) 사진을 발견했어요. 정말 '멘붕'이 오더라구요(웃음). 그 사람이 정말 마음 속에 두고 있어서 사진이 남아 있는건지, 잊었는데 미처 버리지 못한건지 고민 했어요. 물론 그때는 그냥 애써 넘어 갔어요. 지금은 나랑 만나고 있으니까(웃음)"

혹시 현재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조심스레 물으니 "지금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올해 서른두 살인만큼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지 않았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녀는 "완전 생각해야죠"라며 털털하게 웃는다.



"저는 저랑 비슷하고, 코드가 맞는 사람이 좋아요. 어렸을 때는 반대였던 것 같아요. 약간 나쁜 남자 스타일?(웃음). 지금은 힘들어요(웃음). 저는 '밀당' 하는 것도 정말 싫어하거든요. 돌직구 스타일이 좋아요. 이래서 연애를 못하나 봐요"

자신의 이상형과 연애관에 대해 솔직히 답하던 고나은은 극중 현우의 캐릭터가 "애매한 성격"이라고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나랑 맞춘 약혼 반지 낀 손으로 그 여자에게 문자 보내는 모습을 실제로 목격한다면 정말 처참할 것 같아요. 연락하면 안되는게 만나는 사람에 대한 예의인데,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거잖아요. 아마 (이상우) 본인도 되게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웃음)"

고나은은 역할 상 '결혼의 여신'에서 주로 연인 이상우, 어머니로 출연한 박준금과의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상우와 많이 친해졌느냐고 물었다.

"상우 오빠가 원가 성격이 조용하시고, 말도 없으신 편이라서 (어려웠어요). 제가 늦게 투입 됐잖아요. 그래서 걱정을 정말 많이했는데, 하도 부딪히는 장면이 많다보니까 나중에는 많이 편해졌어요"

싱긋 웃는 고나은에게 슬그머니 '파파야' 이야기를 꺼냈다. 고나은은 자신의 본명인 강세정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200년대 초반에 '파파야'라는 걸그룹으로 활동하며 상큼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그때 참 재미 있었어요. 지금도 파파야 멤버들과 가끔씩 연락해요. 지금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저 빼고 없어요. 한 분은 연락이 안되구요, 또 한 분도 미국에 가셨다 했는데 연락이 안되요(웃음). 나머지 두 사람은 결혼해서 애 엄마가 됐어요. 그때 저희 노래가 단순하면서도 밝고 신나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거 같아요. 근데 저희가 노래를 못해서 문제였지(웃음)"

혹시 강세정이라는 '예쁜' 본명을 두고, 굳이 예명을 사용하는 것이 파파야 시절 이미지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고나은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는 다른 사람인 척 하고 싶었어요. 지금이야 연기와 가수를 겸업하면서 '연기돌' 이렇게 말하지만, 저희 때는 가수하다가 연기한다고 하면 좋은 시선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아예 이름도 바꾸고, (파파야 출신이라는 사실을)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일부로 프로필에서도 빼고요"

파파야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아직도 부담스럽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아뇨. 어렸을 때는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예요. 사실이니까(웃음). 지금은 제가 이렇게 말해요. '그땐 그랬었죠. 춤도 아닌 것이… 율동 이었나요?' 물론 그땐 어렸으니까 예쁘게 봐주셨지, 지금 이 나이에 노래도 못하는데 풋풋하지도 않고 그러면 안되겠죠(웃음)"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연기자 데뷔를 마쳤던 때 보다 지금 훨씬 더 여유로워졌다는 고나은의 '꿈'이 궁금해졌다.

"끝까지 연기 하고 싶어요. 중년이 되서 엄마 역할, 할머니 역할까지 지금 선생님들이 해오신 것처럼 그렇게 하고 싶어요. 장르도 상관 없고, 어떤 작품이든 상관없이 늘 새로운 모습 보여 드릴께요"

차분하지만 또박또박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고나은. 그녀의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고나은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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