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로스앤젤레스(미국), 신원철 특파원] LA 다저스가 '25년 전 오늘'을 추억했다.
LA 다저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을 치른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88년 10월 16일은 커크 깁슨(현 애리조나 감독)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1차전 끝내기 홈런을 쳐낸 날이기도 하다.
구단 공식 트위터에는 "25년 전 오늘,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깁슨의 홈런 장면 영상이 올라왔다. LA 지역 언론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도 이날 아침부터 25년 전 오늘을 되새겼다.
1988년 월드시리즈는 다저스와 오클랜드의 맞대결이었다. 1차전, 다저스는 3-4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1루에 커크 깁슨을 대타로 투입했다. 상대는 그 해 45세이브로 리그 구원왕을 차지한 데니스 엑커슬리였다. 햄스트링과 무릎 부상으로 걷기조차 힘들었던 깁슨은 거짓말 같은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다저스는 이 기세를 몰아 오클랜드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랏다. 오렐 허샤이저의 2경기 완투승(1완봉)도 놀랍지만 팬들의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진 기억은 역시 깁슨이 쳐낸 끝내기 홈런이다.
경기 중 전광판에 나오는 영상에도 깁슨의 끝내기 홈런이 빠지지 않는다. 팬들이 당시를 추억하며 전율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진 영상이다.
이 영화같은 장면의 주인공인 깁슨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8회가 됐을 때 토미 라소다 감독에게 '지금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소다 감독은 '기다려. 때가 되면 내보낼테니'라고 하더라"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마이크 데이비스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유격수 키를 넘기는 타구로 2루 주자를 불러들이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다저스 간판 해설자 빈 스컬리는 "공이 날아가는 순간 우익수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가 돌아서는 순간 '넘어갔습니다'라고 말했다"며 25년 전을 추억했다.
다저스는 1988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깁슨의 홈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1988년을 마지막으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챔피언십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끌려가는 시점에서 25년 전의 추억은 선수단에게 또다른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커크 깁슨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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