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천안, 김덕중 기자] 답이 보이지 않던 홍명보호 원톱 딜레마를 해결할 카드를 찾아냈다. 묵묵히 때를 기다린 이근호(상주)야 말로 제법 어울리는 카드였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끈 한국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득점이 없어 고생하던 대표팀은 모처럼 3골을 긁어모으며 목마름을 해갈했다.
출범 후 7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은 고작 6골, 그마저도 4골을 몰아넣은 아이티(4-1승)전을 제외하면 2골에 불과하다. 무득점 경기만 4경기에 달할 만큼 홍명보호의 지난 경기들은 골에 목마른 시간이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답답한 포지션은 원톱이었다. K리그 수준급 공격수와 해외파 공격수를 써도 해결되지 않았다. 원톱과 투톱, 제로톱까지 다양한 수를 꺼냈지만 원톱의 무게감은 부족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6개월 넘게 실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아스날)을 찾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내몰릴 만큼 홍명보호의 원톱은 딜레마였다.
신기하게도 원톱 자원을 찾는 과정에서 항상 이근호는 배제됐다. 크로아티아전 득점은 어느새 머리 속에서 지운 듯 '공격수가 없다'는 말이 계속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묵묵히 때를 기다린 이가 있다. 군인 신분, K리그 챌린지에서 뛰면서도 꾸준히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리고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원톱으로 나서 골까지 뽑아냈다. 브라질을 상대로는 후반 잠깐 나왔지만 존재감을 보여줬다.
비로소 홍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근호는 말리전을 통해 원톱 자격을 시험받았고 합격점을 얻어냈다. 원하던 원톱의 골은 없었다. 그러나 이근호는 홍명보호 전술에 어울리는 원톱이었다.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야 하는 임무, 침투하는 2선 공격수들과 따로 놀지 않는 연계력,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시도하는 슈팅, 어느하나 이근호는 부족하지 않았다.
머리 하나 더 있는 말리 수비수와 몸싸움까지 마다하지 않는 이근호의 활약에 대표팀은 수월한 공격을 펼쳤고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까지 이어진 3골에 이근호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근호는 말리전을 앞두고 "공격수로 골이 없는 현 상황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로 조용히 칼을 갈았던 이근호, 홍명보호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원톱 자원은 없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이근호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