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1.10 22:47 / 기사수정 2008.01.10 22:47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토트넘의 이영표 방출 움직임, 과연 합당한가?'
그동안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4인방의 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국내 축구팬들은 이영표(32)가 토트넘 방출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9일 잉글랜드 일간지 '더 미러' '더 선'에서는 "이영표는 폴 로빈슨, 파스칼 심봉다, 저메인 데포 등과 함께 방출 명단에 올라 팀을 떠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이영표, 왜 방출 명단에 올랐나?
이영표는 2005/06시즌 토트넘 입단 이후 세 시즌째 꾸준히 주전 자리를 확보했지만, 확고하게 지킨 것은 아니었다. 2006년 여름 AS로마(이탈리아)와의 이적이 무산되자 '경쟁자' 베누아 야수-에코토에게 밀려난 경험이 있고 올 시즌 초반에는 가레스 베일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동안 벤치를 지키거나 대기명단에도 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의 팀 환경이 바뀐 것이 이영표의 방출을 종용하게 했다. 이영표가 활약했던 지난 두 시즌은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래 최고의 성적(2연속 5위)을 보냈지만 올 시즌은 성적 부진에 의한 사령탑 교체를 겪었다. 방출 대상에 오른 선수 숫자를 봐도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이 선수단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영표가 방출 명단에 오른 이유는 자신의 스타일을 앞세워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라모스 감독의 구상으로 풀이된다. 그는 실점이 잦은 수비진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지며 주전 좌우 풀백을 맡는 이영표와 심봉다를 방출 대상으로 삼았고 얼마 전에는 풀백 자원인 지안루카 잠브로타(FC 바르셀로나) 엘런 허튼(레인저스) 엘비 에마누엘손(아약스)의 영입을 추진하려 했다.
사실 이영표는 공격적인 풀백을 선호하는 라모스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스타일을 지니지 못했다. 이영표는 토트넘 진출 이후 공격 가담에 소극적이었으며 오버래핑시 상대팀 문전으로 연결하는 크로스가 부정확한 약점까지 안고 있다. 안정적인 대인 마크를 앞세워 많은 경기에서 주전으로 나섰지만 그의 적지 않은 나이가 리빌딩을 원하는 라모스 감독에게 부담거리로 작용했다.
이영표의 토트넘 방출은 합리적일까?
이영표는 지난 UEFA컵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발에 맞아 기절하며 다음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토트넘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시즌 중반에 접어들자 대부분의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고 일정 빡빡하기로 악명높은 박싱 데이 기간까지 모두 소화했다. 지난달 10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상대 선수의 강력한 백태클을 당했음에도 불구 최근 10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토트넘 선수로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영표가 땀 흘리며 노력했던 팀 공헌도는 토트넘의 끝없는 왼쪽 풀백 영입 속에 희생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토트넘은 2004년 에릭 에드만에 이어 이영표(2005년)-야수 에코토(2006년)-베일(2007년)을 영입해 최고 수준의 왼쪽 풀백을 보유하려 했고 라모스 감독 리빌딩과 맞물려 1월 이적 시장에서 잠브로타 등을 영입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이영표는 토트넘을 위해 쏟았던 노고와 헌신을 그대로 받지 못하고 토사구팽당할 처지에 몰렸다.
곧 토트넘을 떠날지 모를 이영표는 새로운 팀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한때 네덜란드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평가받았던 것과 지난 3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쌓은 경험은 EPL 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중상위권이나 중위권에 속하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 매력 대상이다.
이영표는 토트넘에서 온갖 이적설과 경쟁자의 영입을 부담스럽지 않는 듯 굳세게 주전 자리를 지킨 한국인 프리미어리그다. 최근 그의 활약에 노련미와 안정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어느 팀에서든 토트넘에서의 경기력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영표 (C) 토트넘 홋스퍼 홈페이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