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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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모험', 그리고 두 이방인

기사입력 2008.01.05 03:35 / 기사수정 2008.01.05 03:3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KIA 타이거즈가 현역 메이저리거와 '왕년의 에이스'를 데려오며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KIA는 4일 지난 시즌까지 LA 다저스에서 현역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내야수 윌슨 발데스(30)와 계약금 7만 5천 달러, 연봉 22만 5천 달러에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MLB 통산 89승'에 빛나는 우완 호세 리마(36)와 계약금 4만 달러, 연봉 23만 5천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KIA는 발데스에 대해 '폭넓은 수비와 우수한 송구 능력을 높이 샀다.' 라며 평가를 내렸고 리마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13년을 활약한 경험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름값은 둘째치고 이들의 계약은 모두 '파격'에 가까운 계약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

'불안한 선택' 외국인 내야수, 이번에는?

1998년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2루, 유격수 요원으로 확실하게 성공한 예는 찾기 힘들다. 가장 성공한 예가 SK 와이번스-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를 거친 틸슨 브리또 정도며 더 찾아 본다면 2003년 SK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한 에디 디아즈, 1998/99년 OB 베어스(두산의 전신)에서 활약하며 수비력을 인정받았던 에드가 캐세레스 정도다. 

이는 일본에서도 90년대 중, 후반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 활약한 2루수 바비 로즈를 끝으로 확실한 성공사례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2003/04년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한 내야수 호세 오티즈는 2년 간 57홈런을 날렸으나 수비 면에서는 '일본의 소리아노'란 악평을 받았다.

동양 야구에서 성공하는 외국인 타자들은 1루수 혹은 외야수, 지명타자 정도였다. 내야수들의 풋워크 등 기본에 기초한 데에 중점을 두는 동양 야구의 특성 상 외국인 타자의 역할은 타석에서의 폭발력의 비중이 컸다. 특히, 파괴력 보다는 빠른 발과 수비력을 믿고 데려온 내야수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998년 덕 브래디(전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이듬해의 빌리 홀(전 삼성)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KIA는 과감하게 발데스와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유격수 홍세완(30)의 공백을 메우고자 하는 것이 1차적인 이유이다. 발데스는 베테랑 김종국(35)과 함께 올 시즌 키스톤 콤비를 이룰 예정이다. 

발데스는 지난 시즌 트리플 A 라스베가스에서 .343 4홈런 29타점 26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타자 지향적 리그였던 퍼시픽 코스트 리그에서의 성적이었음을 감안하면 그의 방망이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른다. 게다가 도루자가 17개로 도루 성공률이 60.5%에 그친다. KIA 타선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줄 지는 미지수.

만약, 그가 시즌 중 미미한 활약으로 교체될 시에는 더욱 뼈아프다. 키스톤 콤비는 무엇보다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한 자리다. 시즌 중 교체한 외국인 내야수가 그 역할을 100% 수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만큼 발데스 카드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름값은 최고, 그러나

리마는 한국 무대를 밟는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한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이던 1999년에는 21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4년 LA 다저스 시절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완봉 역투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과거의 성적이다. 리마는 지난 시즌 멕시칸 리그와 인터리그를 거치면서 15승(평균 자책점 3.08)을 기록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확실하게 믿음을 갖기는 부족하다.

리마의 가장 큰 무기는 좌,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던 체인지업에 있었다. 움직임이 워낙 좋아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나 지금은 직구 구위 저하와 함께 상대적으로 그 위력이 반감된 상태다. 볼을 고르지 않고 휘두르는 멕시칸 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인내심이 많은 한국 타자들과의 대결은 위험이 크다.

리마는 덕아웃에서나 마운드에서나 열성적인 선수로 알려져있다. 이는 색깔이 바뀐 KIA 덕아웃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칼'과도 같다. 마운드에서 자신의 성정을 주체하지 못했을 때 포수 김상훈(31)이 그를 얼마나 다독일 수 있느냐에도 성패가 달려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변화구를 갖췄다 해도 직구 구위가 살아나지 않으면 변화구의 위력도 반감된다. '리마 카드'의 가장 큰 성패는 그의 직구 구위가 어느정도 살아났느냐에 달려있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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