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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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FA제도 ‘부익부 빈익빈’

기사입력 2008.01.03 22:03 / 기사수정 2008.01.03 22:03

윤문용 기자



- A급 선수들의 전유물만 될 수는 없어…보상선수제도 개선필요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최근 이재주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들었다. 최근 MLB에서는 이른바 중급 선수들의 폭발적인 액수의 계약이 이어져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쏠쏠한 실력을 갖추었지만 '보상선수'와 '보상금' 제도가 발목을 잡으면서 FA를 맞이하고도 FA를 선언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9년차에 FA를 신청할 수 있는 현행 제도는 병역의무가 있는 한국 사정상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시작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데뷔를 해도 병역면제를 받지 못하면 병역 2년 + FA년차 9년을 합쳐 11년, 즉 서른 살이 되어서야 FA 자격을 취득한다.

이 11년이라는 것도 데뷔 첫해부터 규정 경기 수를 채우고, 병역의 의무도 상무나 경찰청 등 대체복무가 가능해서 계속적으로 운동을 해서 공백 기간이 없는, 최선의 상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 없이 대졸 이후 프로에 데뷔한다든가, 병역의 문제로 공백기가 길어 졌을 때, 데뷔 초 2군에서 기량을 연마한다는 등의 경우에는 30대 초~중반이 되어서야 FA를 맞을 수 있다.

이렇게 힘들게 맞이한 FA제도도 선수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모두 가져다주진 못한다. 이른마 A급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FA 대박' 아니 'FA 중박'도 맞이하기 힘들고, 자칫 FA를 잘못 선언하면 'FA 쪽박'을 맞이 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이른바 'FA 대박' 선수들의 거액 연봉 때문에 "선수들 연봉이 인플레 현상이다", "지금 프로야구 사정에 너무 많다"는 등의 말들이 나오는데, 빛이 큰 만큼 그 그림자도 크다. 가장 가까운 이재주 선수를 보더라도 충분히 활약할만한 성적을 보여줬고, 이재주 선수가 가면 좋을 팀들이 있음에도 FA 제도가 갖고 있는 독소 조항들 때문에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이렇게 힘들게 맞이한 FA가 제도상 갖고 있는 치명적인 조항 때문에 아무런 가치가 없게 된다. 전해 연봉의 3배의 보상금이나 보호선수 18인 이외에 선수 중 원 소속구단이 정하는 보상선수를 보내야 한다.

프로야구 기본 로스터가 포지션 플레이 9명의 주전에 선발 로테이션 5명, 중간계투 2명, 마무리 1명 이렇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라인업만 해도 17명이다. 말 그대로 가장 뛰어낸 백업 멤버나 불펜 투수를 내어주어야 한다.

8개 구단에 24인 로스터를 운영하는 현재의 한국 프로야구 상황에서 누가 중급 선수를 FA로 영입하겠는가? MLB의 경우 FA선수의 등급에 따른 보상 픽을 주기는 하지만, 한국의 경우보다 그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제도를 보상 픽으로 바꾸자는 건 아니다. 한국에서는 보상 픽이 더 큰 독소조항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협에서도 이런 제도에 대해 개선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FA 제도를 통해서 모든 선수가 일정 부분 이상의 혜택을 누려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FA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야구팬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우선 년 수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물론, 일방적인 년차 격감이 아닌 경기 수 등의 충족 부분에 대해서 변경을 줄 필요가 있다. 보상제도에 대해서도 선수들의 성적에 등급을 매겨서 A급 선수에게만 현재의 보상 제도를 유지하고, 그가 B등급 선수들의 경우에는 보상 제도를 보상금으로만 한정시키는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

한국 프로야구의 사정상 현 사정상, 각 팀들이 유망주를 아끼고 팬들도 유망주들의 이동, 프랜차이즈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트레이드가 쉬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팀 간의 선수이동에 상당한 적체가 있음에 FA 제도가 좀 더 유연성을 갖고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유연성을 갖는 제도로 발전되어 나갈 필요가 있다.

가령, 선수들도 자신에게 맞는 팀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자기에게 맞는 팀으로 가서 기량을 만개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것들이 프로야구를 보는 재미를 늘려 줄 수 있다.



윤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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