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웨인 루니와 로빈 반 페르시의 플레이를 배우고 싶다."
손흥민(레버쿠젠)은 지난 11일 A매치를 마치고 독일로 출국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현실이 된 맨유 원정 결과는 완패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레버쿠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와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렀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맨유를 상대로 63분을 뛴 손흥민은 1도움을 올리며 기념비적인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꿈의 무대, 세계적인 맨유와 맞붙어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에 기뻐할 만도 하지만 부족함이 더 커보였다. 90분 통틀어 레버쿠젠과 손흥민이 반짝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경기 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고 당당한 각오를 밝힌 손흥민은 1도움으로 제 몫을 했지만 배움의 장이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손흥민에게 맨유는 동경의 팀이다. 어릴 때부터 맨유를 보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종착점으로 생각하는 구단도 맨유다. 그렇기에 지난 여름 맨유의 이적 제안에도 '더 발전해 이적하겠다'는 생각으로 거절한 손흥민이다.
맨유를 만나 바쁘게 움직인 손흥민은 후반 9분 도움을 올린 장면 외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라는 달콤함에 빠지기에는 60여분의 플레이는 아쉬웠다. 주변 동료들의 도움 부족을 탓하기에는 손흥민 특유의 일대일 경쟁에서도 맨유 수비진에 역부족인 모습을 보여줬다. 영국 언론도 이 부분이 눈에 보였는지 경기 후 평점5를 주며 1도움의 활약을 박하게 평했다.
그렇기에 반대편,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고 싶다던 루니와 반 페르시를 통해 배운 60분이 값진 이유다. 루니는 조력자와 해결사의 역할을 모두 보여줬고 반 페르시도 공격수가 가져야 할 번뜩이는 순간 파괴력을 선보였다. 손흥민에게 필요한 점들을 보여준 셈이다.
자신이 몸으로 부딪히며 터득하고 배우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이제 막 약관을 벗어난 손흥민이라면 성장 가능성은 더 크다. 맨유라는 벽을 통해 깨우쳤을 부분에 더 큰 기대감이 실리는 이유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손흥민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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