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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서 통하던 포지셔닝, 벗어나니 허술했다

기사입력 2013.09.11 08:4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한국이 크로아티아에 패했다. 크로아티아전의 눈에 보이는 패인은 골 결정력이다. 하지만 90분 내내 홍명보호를 괴롭힌 것은 공교롭게도 장점으로 분류하던 공간과 압박의 포지셔닝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은 10일 크로아티아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치렀다. 90분 동안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한 한국은 후반 내리 2골을 헌납하며 1-2로 패했다. 공수에 걸쳐 문제점이 많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던,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경기였다. 

공간과 압박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제1철학이다. 한국형 축구의 핵심도 공간과 압박에 있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베일을 벗은 홍명보호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득점력을 제외하고 수비 조직력과 공수 간격은 몰라보게 개선됐다는 평이었다.

그래도 홍 감독이 집중한 부분은 압박과 간격, 밸런스였다. 지난 2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되자 마자 실시한 대표팀의 첫 훈련은 간격 재확인이었다. '경기 내용은 좋지만 골이 없어 이기지 못한다'는 평가를 뒤로 하고 홍 감독은 아직도 공간과 압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홍 감독은 "우리가 세계에서 통하려면 수비 간격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가 공격할 때도 수비에 대한 위치 인식이 필요하다. 최소한 수비수들과 수비형 미드필더는 빈 공간, 놓친 선수에 대해 예상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 소유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가다가도 역습 몇 번에 흐름을 잃고 실점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공간과 압박이 실패했다는 생각에서였다.

홍 감독의 우려는 불행하게도 사실이었다. 호주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우세하던 공간 인식력은 아시아를 벗어나 남미(페루)와 북중미(아이티), 유럽(크로아티아)으로 눈을 돌리자 여지없이 부족함이 드러났다. 골이 없어 패한다던 위안은 아쉬운 경기력 속에 주된 변명이 될 수 없었다.

아이티전에서도 1-0으로 앞선 전반 막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실점했고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전후반 내내 압박의 효능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두 차례 실점 장면도 공격 후 수비 포지셔닝의 부족이 만든 패착이었다.

홍 감독도 경기 후 "좋은 경험이었다. 전반에 공간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후반에는 이를 보완해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아직 공간 인식이 부족함을 꼬집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홍명보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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