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세영(20, 미래에셋)이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고의 역전극을 연출했다.
김세영은 8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 오션 밸리 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한화금융 클래식(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홀인원과 이글을 기록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김세영의 상대는 유소연(23, 하나금융그룹)이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유소연은 KLPGA에서만 개인통산 8승을 거뒀다. 또한 한화금융클래식의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유소연은 4라운드 9번 홀을 마칠 때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2위인 김세영과의 타수 차는 5타 차였다. 유소연은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잃지도 않았다.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 굳히기'에 들어갔다.
전반 홀을 마칠 때까지 유소연의 2년 연속 우승은 유력하게 보였다. 그러나 김세영은 9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소연은 11번 홀과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김세영에겐 따라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 상황에서 그는 17번 홀에서 믿기지 않는 홀인원을 기록했다. 마지막 18번 홀을 남겨둔 상황에서 김세영은 유소연을 한 타 차로 바짝 추격했다.
평소 유소연은 '강심장'으로 불릴 정도로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다. 위기 상황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그는 역전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많은 동료들은 이러한 유소연의 강한 멘탈에 찬사를 보냈다. 2011년 KLPGA 신인왕에 등극한 정연주(21, CJ오쇼핑)는 "유소연 언니의 강한 멘탈은 정말 본받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하의 유소연도 흔들리고 말았다. 그는 18번 홀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파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반면 김세영은 침착하게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유소연은 보기를 범했지만 김세영은 파세이브를 기록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김세영은 "(유)소연 언니가 당연히 우승 할 줄 알고 재미있게 플레이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우승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세영은 "17번 홀에서 행운의 홀인원이 나오면서 그때부터 이상하다 싶었다"고 덧붙었다.
김세영은 연장전에서 경쟁을 펼친 유소연에 대해 "배울 것이 많은 선배"라고 밝혔다. 그는 "소연 언니의 플레이 보면서 느꼈던 것이 코스 공략을 정말 잘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핀만 보고 그냥 치는데 소연 언니는 파를 지킬 수 있는 자리에 떨어뜨린다. 나에게도 그런 냉정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KLPGA 첫 승을 거둔 김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2승째를 거뒀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3억 원과 홀인원으로 받게 된 벤츠에 소속사에서 주는 우승 보너스(우승 상금의 50%)까지 챙겨 약 6억 원을 받았다.
'잭팟'을 터뜨린 김세영은 시즌 상금도 4억8827만 원을 기록해 상금순위 1위로 뛰어올랐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세영 유소연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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