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SK 내야수 최정이 놀라운 속도로 프로야구 통산 사(死)구 1위 기록에 접근하고 있다. 달갑지만은 않은 기록이다.
최정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와 7회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에게 몸에 맞는 볼을 얻어냈다. 최정은 이날 5년 연속 20사구와 7년 연속 두자릿수 사구 기록을 세웠다.
최정의 통산 사구는 141개. 현역 선수 가운데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위 두산 김동주가 147개를 얻어냈고 3위 넥센 송지만이 145개를 얻어냈다. 여기까지 오는 데 김동주는 16년, 송지만은 18년이 걸렸다. 최정은 단 9년 만에 140개가 넘는 공을 몸으로 받아냈다.
현역 최다 사구 기록 보유자는 역대 사구 1위의 주인공이기도 한 SK 박경완이다. 그는 지난 6월 13일 두산전에서 5회초 개릿 올슨에게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통산 166번째 사구를 기록했다. 최정과는 25개 차이. 하지만 최정의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최정은 2005년 데뷔 후 937경기에서 141개의 사구를 기록했다. 경기당 0.15개, 128경기로 환산하면 19.26개에 해당한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8경기 후에는 박경완의 기록도 넘어서게 된다. 박경완은 1991년 데뷔해 올 시즌까지 23시즌을 뛰고 있다.
바다 건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신시내티 레즈)도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23개의 사구를 얻어냈다. 이 추세대로라면 3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162경기당 28.23개의 사구를 얻어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대 사구 기록은 1896년 휴지 제닝스(당시 볼티모어)가 기록한 51개다. 21세기 이후로는 크레이그 윌슨(당시 피츠버그)이 2004년 사구 30개를 얻어낸 것이 최고 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1999년 박종호(당시 현대)가 31개를 얻어낸 적이 있다. 박종호는 그해 28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몸에 맞는 볼이 더 많은 흔치 않은 시즌을 보냈다.
한편 최정은 3일 경기 7회 두 번째 사구를 맞은 뒤 투수에게 걸어가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평소 묵묵히 1루로 걸어가던 최정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 하지만 사구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몸이 곧 재산'인 선수들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최정의 사구 행진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SK 최정, LG 리즈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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