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박지성(PSV 아인트호벤)이 575일 만에 공식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PSV가 공격의 옷을 입혀주자 수비로 국한시켰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악몽을 말끔히 털어냈다.
박지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알메로 폴만 스타디온에서 열린 헤라클래스 알메로와의 2013-14시즌 에레디비지에 4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벤치에서 출발한 박지성은 후반 21분 부상당한 조르지오 바이날둠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팀이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박지성은 왼쪽 미드필더로 배치됐고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움직였다.
그리고 찾아온 마지막 기회에서 박지성은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은 박지성은 기뻐하기보다 공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뛰었다. 조금 남은 시간이라도 활용해 역전골을 넣겠다는 자세였다.
승리와 골에 대한 갈증을 보여준 박지성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랜만에 맛본 득점의 달콤함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이던 지난 2012년 1월 28일 리버풀과의 FA컵에서 골을 넣은 후 무려 575일 동안 침묵했다.
지켜보는 이까지 지치게 만들만큼 악몽 같던 QPR 시절에는 도움만 올렸을 뿐 득점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박지성을 수비에 치중케한 해리 레드냅 감독의 판단은 박지성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랬던 박지성이 올 시즌 친정 PSV 임대를 택하면서 다시 빛을 내고 있다. 선수 시절 함께했던 필립 코쿠 감독과 조우한 박지성은 지난 18일 AC밀란전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재능을 뽐내기 바쁘다.
밀란전이 끝나고 코쿠 감독은 "나는 박지성이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 모두 뛸 수 있는 선수다. 상황 판단이 좋고 기술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코쿠 감독은 박지성에게서 여전한 공격력을 찾아냈고 2경기 연속 윙어의 옷을 입혔다. 특히 이날은 팀이 뒤지고 있는 순간 바이날둠 대신 꺼내들 공격 카드로 박지성을 택했다. 최소한 코쿠 감독의 계획에 박지성은 해결사로 분류된 셈이다. 올 시즌 어린 PSV를 이끄는 노련한 선봉장 박지성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준 575일 만의 복귀골이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박지성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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