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올 시즌 첫 출전. 하지만 팬들의 환호는 들리지 않았다. 야유만이 가득했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그를 비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금지 약물 복용으로 내년 시즌까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얘기다.
로드리게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US셀룰러필드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엉덩이 부상에서 회복, 지난해 10월 4일 보스턴과의 홈경기 이후 306일 만에 경기에 나선 것. 그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터트리기도 했지만 결과는 4타수 1안타 1삼진으로 그리 좋지 못했다. 팀도 1-8로 패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이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로드리게스를 포함,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 13명에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09년 이미 복용 사실을 시인했던 그는 내년 시즌까지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사무국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고 어렵사리 복귀전을 가졌다. 항소 기간인 72시간(3일) 동안은 경기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가 첫 타석에 들어서기 직전부터 야유가 쏟아졌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마찬가지. 그의 약물 복용을 비꼰 'A-로이드'라는 문구와 그의 등번호인 13번의 숫자 1에 주사기 모양을 그려 넣은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그는 상대 선발 호세 퀸타나의 3구를 받아쳐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올 시즌 첫 타석서 안타. 다른 선수라면 축하를 받았겠지만 US셀룰러필드는 야유 소리로 뒤덮였다.
로드리게스는 이후 세 타석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4회초와 6회초에는 퀸타나를 상대로 각각 중견수,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8회초 4번째 타석서는 7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1994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로드리게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뉴욕 양키스를 거치며 빅리그 2525경기 통산 타율 3할 647홈런 1950타점을 기록한 최정상급 타자. 1996~1998년, 2000~2003년, 2004~2008년, 2010~2011년까지 14차례나 올스타에 출전했고, MVP도 3차례(2003, 2005, 2007)나 수상했다.
하지만 약물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최소 내년 시즌까지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단 50타점 밖에 남지 않은 2000타점 달성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 따로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알렉스 로드리게스, 로드리게스에게 야유를 퍼붓는 팬들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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