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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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진 철학-달라진 결과 기대되는 스플릿 슈퍼매치

기사입력 2013.08.05 14:4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무더운 날씨만큼 뜨거웠던 슈퍼매치 열전이 마무리됐다. 경기 안팎으로 훌륭했던 라이벌전이어선지 벌써 다음 충돌이 기다려진다.

국내 최고의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통산 66번째 슈퍼매치를 치렀다. 스포츠 전문채널이라고 떠들어대는 곳도 외면한 슈퍼매치였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찾은 관중만 4만 3681명에 달할 만큼 축구팬들의 한여름 축제였다.

축구 축제인 만큼 핵심은 경기력이었다. 두 팀은 4만 3681명이 운집한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다. 90분 동안 촘촘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힘싸움이 벌어졌다. 과거만 해도 한쪽은 검을, 다른 쪽은 철퇴를 휘둘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같은 무기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열을 올렸다.

싸움이 벌어진 주된 요인은 볼의 운반이었다. 일찌감치 짧은 패스로 볼을 이동시키는 것을 몸에 익힌 서울은 차치하더라도 수원도 이번에는 이를 주무기로 삼았다. 분명 전반까지 볼이 더 잘 돌고 상대 문전을 위협한 쪽은 수원이었다. 그것도 롱패스 없이 짧게 잘라 들어가고 공격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흡사 서울의 공격을 보는 듯했다.

칼로 수원이 먼저 뽑았다. 경기 전 서정원 감독은 서울을 평가하며 "공격은 강하다. 그러나 중앙 수비는 느리다"고 강조한 바 이 부분을 노렸다. 그때만 해도 체력이 빠질 후반 노림수겠거니 했지만 서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조동건과 산토스를 종으로 놓고 서로 위치를 바꿔갈 것이 뻔했던 수원의 제로톱 특성상 기회는 홍철과 서정진에게 났고 경기 초반 호쾌한 슈팅도 이들에게서 나왔다. 결과론적으로 수원은 경기 초반 잡았던 두 차례 슈팅을 골로 연결했어야 했다. 그 방법이 가장 서울을 위협하기 좋은 카드였기 때문이다.

시작과 함께 뒷공간이 흔들리면 자연스레 움츠러드는 것이 축구인데 서울은 달랐다. 급하지 않았다. 하대성이 중원에서 볼 점유에 힘을 쓰면서 자연스레 주도권을 서울로 가져왔다. 같은 무기라면 서울이 밀릴 이유가 없었다. 전반 초반과 후반 막판을 제외하면 서울은 수원에 우위를 가지고 경기를 풀어갔다.

차이는 공교롭게도 제공권이었다. 평소 높이로 웃었던 수원이 이번에는 높이에 울었다. 서울은 정확한 킥력을 갖춘 몰리나에 높이까지 우위에 서자 헤딩으로만 2골을 터뜨리며 수원에 비수를 꽂았다.



그렇게 결과는 뒤바뀌었다. 3년 가까이 변하지 않던 슈퍼매치의 무게 추가 처음으로 서울로 기울었다. 그래서 슈퍼매치의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같은 철학을 공유하게 되면서 이제는 누가 이길지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게 됐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는 묘한 그림이 그려졌다. 경기 후 서울의 주장 하대성은 "수원을 이겨서 홀가분하다. 이제 한 번 이겼다. 스플릿라운드에서 2번 더 만날 텐데 다 이기겠다"고 자신했다. 수원의 이용래도 같은 생각이다. 이용래도 "한 경기 진 것에 불과하다. 어차피 또 만날 상대다. 다음에 만나면 지금 스타일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올 시즌 두 팀의 정규리그 대결은 모두 끝났다. 다시 만나려면 스플릿라운드에서 함께 상위 스플릿에 포함되야 한다. 현재 서울은 4위(승점35), 수원은 6위(승점33)다. 지금의 순위를 5경기 더 이어간다면 스플릿 체제에서 2번 더 맞붙는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우승에 직결되는 스플릿에서의 슈퍼매치, 무게감이 다른 무대에서 맞대결이라 벌써 기대되는 이유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슈퍼매치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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