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강산 기자] "포인트는 중장기적 육성 시스템을 주축하는 것"
10구단 KT 위즈의 첫 사령탑을 맡게 된 조범현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차분하면서도 또렷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갔다. 지난 2011시즌 직후 KIA 타이거즈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약 2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조 감독은 5일 오전 수원 라마다호텔 그랜드볼룸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하고 패기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인스트럭터를 역임한 조 감독은 지난 2일 KT와 계약기간 3년 총액 1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조 감독은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돼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명문구단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받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운을 뗐다.
다음은 조 감독과의 일문일답.
-신생팀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신생팀이고 젊은 선수들이다. 중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포인트다. 선수들의 프로 의식도 정립해야 한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를 통해 강하고 패기 있는 팀으로 만들 생각이다."
-새로운 조범현표 야구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지션은
"우선 신생팀이나 젋고, 패기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초창기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치진은 진정성과 열정 있는 코치들로 구성하겠다. 일단 26일 2차 드래프트가 있는데 스카우트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복 포지션은 피해야 할 것 같다. 현대 야구가 많이 빨라졌다. 스피드에 대한 적응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마운드,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9구단 NC가 의식될 것 같다. NC 경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NC가 매우 잘하고 있다. 신생팀이 너무 잘하면 안되는데(웃음). 신생팀으로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트레이드가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싶다. 특별지명으로 온 김종호,모창민 등과 FA 이호준 등이 신구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자유계약선수(FA) 되면 꼭 데려오고 싶은 선수 있나
"한두명이 아니라 마음 같아서는 많이 데려오고 싶다(웃음). 일단 내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1년 동안 퓨처스 경기를 뛰면서 취약한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나온다면 고려해볼 생각이다."
-구체적인 코칭스태프 구성 방안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다른 팀들이 시즌 중이다. 다른 코치진들도 살펴보고 있다. 어떻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다만 정말 열정을 갖고 있는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조 감독 스타일의 야구를 하는데 얼마나 걸릴 것 같나
"3년 정도 걸릴 것 같다. 내년에는 퓨처스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의 체력과 적응력, 성향 등 여러가지를 파악해야 할 것 같다. 이듬해에는 1군 적응기간으로 본다. 3년째에는 팀이 4강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지난 2년간 어떤 준비를 했나
"KBO 육성위원장 맡으면서 기회가 되면 내가 가진 기술적인 부분을 야구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배울 게 참 많았다. 야구 열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삼성에서 포수 인스트럭터 할 때도 삼성 야구가 왜 강한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NC 경기도 관심 가지고 봤다. 시대 흐름에 맞는 야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겠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립하고 있다. 신생팀에 대해서도 가급적 시행착오를 줄이고 만들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시대 흐름에 맞는 야구라면
"6~7년, 3~4년 전에 비교해 스피드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투수들도 150km 비슷하게 다 던진다. 발과 배트 모두 마찬가지다. 스피드에 적응해야겠다."
-'제갈량'에 많이 비유되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그 정도 안 되는데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웃음).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하마평에 오른 다른 감독들도 있었다. 왜 조 감독이 선택됐다고 생각하는지
"KT에서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당시 팀 육성 방안과 9개 구단의 현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지금의 프로야구 판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SK 에서 처음 감독을 시작할 때와 지금 다른 점이 있다면
"SK 감독 처음 맡았을 때는 나이도 어렸고, 감독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감독 생활 8년간 했고, 그동안 여러 경험들을 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항상 밑에 있는 팀을 맡아 어려움 속에서 만들어간 경험을 했다. SK와도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수를 바라보는 판단력이 가장 중요하다. 현 상황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는 판단력이다. 내 장점이라고 말씀드릴 만한 건 특별히 없는 것 같다."
-다른 감독들께 축하 전화는 받았나
"축하 전화는 많이 받았다. 현역 감독님들께도 몇 통 받았다."
-KT의 2014년 1군 진입 논의가 있었는데
"하고 싶어도 야구장이 없다. 연습할 구장부터 찾아야 할 것 같다. 환경적으로 봤을 땐 어렵지 않겠느냐. 1년간 잘 다져서 출발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너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들어가면 야구 흥행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준비 잘해서 들어가는 게 맞다고 본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KT 조범현 감독 ⓒ KT 위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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