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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내상은 결코 '찌질' 하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3.07.31 14:32 / 기사수정 2013.10.01 18:43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배우 안내상이 솔직한 속내를 밝히고도 속이 좁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안내상은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뒤늦게서야 빛을 보게된 배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94년부터 많은 영화에 출연해 왔지만 대부분 단역에 그쳤다. 이후 방송에 출연을 하기 시작했고 2007년 SBS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등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크게 높이게 되었다. 

그만큼 그의 배우 인생에는 많은 굴곡과 역경이 있었을 것이다.

31일 방송된 tvN의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한 안내상은 그런 과정에서 느꼈던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친한 선후배 배우들이 잘 되는게 배가 아프기도 했다. 이문식 같은 경우는 주인공을 하던데, 그 영화를 보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내가 그런 놈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내가 진짜 '찌질'하더라. 그만큼 내가 사는게 힘들었나 보다. '나는 힘든데 넌 지갑에 돈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호구지책을 해결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동료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그런데 안내상이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는 과정에서 배우 설경구의 이름을 거론했고, 그러자 네티즌들 사이에 안내상이 설경구를 질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식의 내용이 퍼져나갔다. 방송에서는 안내상이 직접적으로 설경구를 질투한다고 발언하지 않았음에도 앞뒤 맥락상 그렇게 해석한 것이다. 

그는 설경구에 대해 "영화 '오아시스'에서 처음 만났다. 연기는 설경구가 선배지만, 나이가 네 살 많이 나를 형이라고 부른다. 경구나 (이)문식이나 형동생하는 술친구였고, 서로의 헛점도 다 알고 있는 관계다"라고 밝혔다.

안내상의 발언을 비난하는 이들에게는 '설경구 같은 대배우를 안내상 같은 보통 배우가 감히 질투를…' 이라는  심정이 깔려 있을 것이다. 연기자로서의 설경구를 높이 치고 그를 존경하는 이들에게는 안내상처럼 '덜 잘 나가는' 연기자가  설경구와 '동급'으로 행세하려고 하는 게 언짢아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안내상의 발언이 그토록 비난받을 일일까. 설경구를 질투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설사 그렇게 언급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일까.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내상도 밝혔듯이 설경구는 연극배우로서는 선배지만 나이는 네 살이 적다고 했다. 그렇다면 오래전부터 '형, 동생' 하면서 지내온 사이일 터이다. 둘 사이에는 '잘 나가는 배우, 못 나가는 배우' 같은 세속적인 구별 따위는 넘어서는 '인간적인 교감'이 더 깊을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으로 볼 때 어제 안내상의 발언들은 매우 솔직하고 인간적인 감정을 토로한 것이었다. '선후배나 동료가 잘나가나까 배가 아팠다' 는 발언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의 한 측면이다. 오죽하면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오래된 속담이 있겠는가. 안내상은 자신이 이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안정되다 보니 과거 자신이 품었던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찌질한 것이었는지를 토로했다. 이 얼마나 인간적인가. 거창하게 말한다면 '고상하기까지하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찌질한 것은 자신의 질투심에 눈이 멀어 자기를 학대하고 속으로 원한을 쌓아가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안내상은 그런 '찌질한 단계'를 넘어서 이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연기자가 됐고 그럼으로써 과거의 '못난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질투심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그렇다면 질투의 상대가 이문식이든 설경구든 무엇이 중요한가. (설사) 안내상이 설경구를 질투했다고 해서 설경구의 명성에 흠집이 생기는가 금이 가는가.

한 연기자의 정직한 고백에 대해 일부에서 괜한 소동을 벌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안내상 ⓒ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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