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범했던 홍명보호가 무승으로 동아시안컵을 마쳤다.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 동아시아연맹(EAFF) 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에서도 1-2로 패했다.
호주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대표팀은 공수에 걸쳐 큰 문제를 노출했다.
첫 경기 후 "수비는 100점이다"고 말하던 평가와 달리 일본전에서는 상대 역습을 막아낼 오프사이드 트랩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수비 조직력을 보여줘 아쉬움을 남겼다.
3경기 동안 1골에 그친 무딘 결정력은 한숨만 나오게 했다. 대표팀은 3경기 모두 상대보다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도 고질적인 결정력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한 데 있다. 상대보다 슈팅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한일전에서 나온 윤일록(서울)의 유일한 골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슈팅일 정도다.
대표팀이 득점 가뭄에 시달리면서 비난이 향한 곳은 최전방 공격수들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3명의 원톱 자원을 활용했다. 김동섭(성남)과 김신욱(울산), 서동현(제주) 등은 3경기에 걸쳐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았지만 활약은 없었다. 홍 감독은 이들이 기대에 못미치자 일본전 막판 조영철(오미야)을 활용한 제로톱을 꺼내들 만큼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경기 걸쳐 홍명보호가 보여준 결정력 부족은 단지 원톱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동아시안컵에서 보여준 홍명보호의 전술에서 원톱은 킬러가 아닌 희생의 자리였다.
김동섭과 김신욱, 서동현 등은 발보다 머리로 공을 더 받았다. 후방에서 연결되는 롱볼과 측면 크로스로 이루어진 홍명보호의 공격방식은 이들의 머리를 1차 타깃으로 활용하고 떨어진 볼을 해결하는 2차 공격이 전부였다.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원톱의 모습을 없었고 단지 밑으로 내려와 연계에 치중하고 그 공간을 2선이 침투하는 공격방식이 주를 이뤘다. 3경기 내내 원톱보다 2선에 위치한 선수들의 슈팅이 많았던 것이 방증이다. 원톱의 슈팅이라곤 서동현의 중국전 왼발 슈팅이 유일할 정도다.
한일전을 마치고 공수를 조율했던 하대성(서울)도 "밀어붙였지만 골 넣을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족함을 설명했다.
현대 축구에서 원톱은 이전처럼 박스 안에서 머물기보다 활동량 많고 연계능력도 갖추길 바라고 있다. 홍명보호도 그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어느 팀도 원톱의 슈팅을 자제하는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홍명보호는 원톱에 희생을 강조했다. 이제부터라도 원톱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을 때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김동섭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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