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조지훈에게 드디어 선발 기회가 찾아왔다. 첫 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번 기회는 조지훈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날 결과에 따라 한화 선발진 운용 계획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25일 대전구장서 열리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조지훈을 선발로 예고했다. 맞상대는 베테랑 송승준이다. 통산 68승을 올린 베테랑과 아직 10경기도 나서지 않은 신인의 대결, 이름값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조지훈으로선 나쁠 게 없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배짱투를 선보이던 조지훈이기에 오히려 부담 없이 마음껏 자신의 공을 보여줄 기회다.
조지훈은 올 시즌 1군 8경기에 구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이다. 11⅓이닝 동안 5사사구를 내줬지만 삼진 14개를 솎아내며 전체 2순위 신인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1군에서는 첫 선발 등판이지만 퓨처스리그서는 11경기에 모두 선발한 만큼 패턴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조지훈은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선발승을 따낸 5월 23일 삼성과의 퓨처스 경기 이후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은 지난 6월 16일 두산과의 퓨처스 경기. 이날 조지훈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는데 당시 두산의 중심타선에는 양의지, 임재철, 이원석 등 1군 선수들이 중심타선에 포진했다. 조지훈은 이들 3명을 상대로 볼넷과 안타 한 개씩만 내주고 잘 막았다.
올 시즌 현재 한화의 고정 선발은 외국인 듀오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김혁민이 전부다. 시즌 시작 전에는 이들과 유창식, 윤근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예정이었지만 유창식은 1군 4차례 선발 등판에서 5패 평균자책점 14.79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긴 채 2군에 내려갔고, 윤근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고정 선발은 3명뿐이다. 조지훈이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에 자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올 시즌 내내 골칫거리였던 선발 한 자리를 해결해줄 선수가 나타난다는 것 자체로 무척 반가운 일이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이달 초 "조지훈을 선발로 올려볼까 생각했다"며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쳤는데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조지훈은 "보직에 상관 없이 매 타자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목표는 선발로 뛰는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는 구원 등판해 5⅔이닝을 소화하며 9탈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을 뽐내기도 했다.
조지훈 본인도 1군 적응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2군에서도 정민철 현 1군 투수코치와 함께 피나는 훈련을 소화했다. 특히 꾸준한 러닝으로 하체 강화에 힘쓴 결과 몸무게도 10kg나 줄었다. 몸과 마음 모두 가벼워졌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최고 구속이 141km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144~145km까지 회복했다. 적재적소에 곁들이는 낙차 큰 커브도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20일 1군 첫 등록 이후 "매니저님 연락에도 믿기지 않았다"던 조지훈이다. 1군 마운드에 서는 것조차 얼떨떨했던 그가 홈구장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고졸 신인의 배짱투가 한화에 한 줄기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조지훈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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