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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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2' 이병헌, 아시아 男배우에 대한 편견 깰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3.07.19 18:59 / 기사수정 2013.07.19 18:5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코믹 액션 블록버스터 '레드:더 레전드'(이하 레드2)가 지난 18일 개봉했다. '레드2'는 배우 이병헌의 세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이기도 하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안소니 홉킨스, 헬렌 미렌에 캐서린 제타 존스까지. 이병헌은 '레드2'를 통해 헐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 같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본인 스스로도 "꿈같은 일"이라고 칭할 만큼 기회이자 행운이다.

이 영화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캐릭터 한조배(이하 한)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킬러다. 한화로 200억원이 훌쩍 넘는 전용기를 타고 세계를 누비며, 와인과 수트를 즐기는데다 이따금 귀여워 보일만큼 뒤끝이 긴 남자이기도 하다. 물론 직업의 특성상 한은 당연히 출중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이병헌은 이전 '지.아이.조2'에서도 킬러(엄밀히 말하면 닌자)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액션신이 화려한 킬러 배역을 연이어 맡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이병헌도 할리우드에서 전형적인 아시아 남자 배우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 성룡부터 오래전 이소룡까지. 동양 출신 남자배우들은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동양 사람들은 무술을 잘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에 따라 주로 액션 연기를 담당해왔다.

액션 연기가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니다. 단지 팔색조처럼 다양한 옷을 갖춰 입을 수 있는 배우가 어떤 인종적 편견에 치우치게 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특히 이병헌은 세편의 미국 진출작에서 훌륭한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에 한국 팬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감 또한 아주 크다.



그러나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지난 15일 가진 '레드2'의 언론시사회에서 이병헌은 "걱정은 감사하지만 아직 그렇게 보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분간은 욕심내지 않고 좋은 연기를 해서 세계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또 "최근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가 몇 편 들어왔다. 장르가 다양했다. 로맨틱 코미디나 SF판타지 같은 장르도 있었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 이병헌이 연기한 '한'은 원래 중국인으로 설정된 역할이었다. 그러나 이병헌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한국인으로 바뀌었고, 영화 중간 중간에 내뱉는 한국어 대사도 감칠맛나게 소화해냈다.

팬들은 이병헌이 구색을 맞추기 위해 투입된 그저 그런 동양인 배우로 남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늘 꾸준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다면 다들 기꺼이 박수를 칠 것이다.



이병헌은 이번 '레드2'를 통해 자신의 꿈에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의 다정다감한 실장님 이병헌이 브루스 윌리스를 향해 눈을 부릅뜨며 한국말로 "어디서부터 찢어줄까"라고 내뱉는 모습을 집 앞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말이다.

"할리우드는 내 종착역이 아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앞으로도 한국 영화"라고 말하는 그의 앞날이 매우 기대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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