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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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거탑', 흉악범 파멸로 이끈 인권 존중

기사입력 2013.07.18 15:14 / 기사수정 2013.07.18 16:08

김승현 기자


▲ 환상거탑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환상거탑'의 '인권존중'이 20분가량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선 굵은 메시지를 남겼다.

17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환상거탑'에서는 첫 번째 에피소드로 '인권존중' 편이 전파를 탔다. 인권 존중은 17명을 죽인 연쇄 살인마 김민철(강성진 분)이 무기 징역을 선고받은 뒤 호텔 못지않은 'M교도소'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민철은 피해자 가족들의 바람과 달리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뒤 "배고프니 밥 먹으러 가자"며 이미 일이 이렇게 될 것을 짐작한 듯한 언행을 보인다. 이후 사악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형 집행에 대한 관대함을 비꼬는 조소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다.

이어 교도소로 이동한 김민철은 꾀죄죄한 곳에 수감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칠성급' 호텔과 비견될 만한 장소를 마주하게 된다. 최고급 요리와 시설 제공에 당황한 김민철은 "왜 이렇게 잘해주느냐?", "정말 편해서 오히려 불편하다"며 의구심을 드러내지만 이내 적응하며 안락하게 지낸다.

여기에 교도소 측은 외로움을 달래 줄 여성 수감자 미선(이하린)을 소개하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미선은 출산 이후 숨을 거두고 혼자 아이를 양육한다. 엄마 없는 아기를 본 김민철의 마음은 미어지고 더욱이 아이마저 잃게 된 김민철의 정신적 상태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어 김민철의 존재를 더욱 초라하게 하는 반전이 등장한다. 바로 'M교도소'는 죄수를 교화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죄수에게는 파멸을, 피해자 가족에게 보상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김민철에게는 더없이 달콤하게 느껴진 무기징역을 선고한 판사도 몰래 카메라로 지켜보고 있었다.

피해자 가족은 대동단결해 김민철에 물질적 풍요를 선사했지만 반대로 가족의 부재를 깨닫게 하며 정신적인 파국의 길로 인도했다. 김민철이 오히려 "차라리 그때 사형 선고가 내려졌으면…"하는 마음을 갖게 할 정도로 서서히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잔인함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방송 초반에 배 속에 아이를 가진 여성을 살해한 김민철의 행동은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흉악범에 대한 인권 존중으로 시작한 이 에피소드는 사형 제도에 대한 고찰도 이끌어낸다. 우리 사회는 현재 기상천외한 흉악범의 범죄 행위를 접할 때마다 사형 제도의 존폐에 대해 끊임없는 의견 대립이 이뤄지고 있다. '인권 존중'은 사형보다 무서운 무기징역, 그 이상으로 잔혹한 정신적 피폐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환상거탑-인권존중 ⓒ tvN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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