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조용운 기자] 지난해 9월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한유미는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10개월 뒤 백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유미는 16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13 MINI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코리아투어 해운대에 한국 대표로 섰다.
이선화와 함께 짝을 이룬 한유미는 호주, 미국에 연패하며 비치발리볼 데뷔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모처럼 만진 공, 실내는 아니지만 다시 선 코트에 들뜬 모습이었다.
한유미는 "비치발리볼이 처음이다 보니 설렌다. 그래도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배구를 관두고 비치발리볼 선수로 변신하는데 가장 큰 이유도 재미였다.
한유미는 "남자들은 비치발리볼하면 시각적으로 좋아하지만 배구선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는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며 "여자들이 옷도 짧게 입고 몸매도 근육질이다. 참 멋있는 운동이라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이유를 밝혔다.
비치발리볼이 배구와 비슷하다지만 분명 다른 종목이다. 배구에 몸이 익은 한유미로선 비치발리볼 특유의 색깔이 아직 낯설다. 실내에서 느껴보지 못한 바닷바람, 개인 응원가에 가려졌던 팬들의 즉각적인 반응이 배구에 없는 비치발리볼의 특징이다.
한유미도 "처음에는 관중들 반응에 적응하지 못했다. 격려와 야유가 모두 들릴 만큼 코트와 가깝다"며 "또 배구는 끝나고 단체로 움직이지만 비치발리볼은 개인별로 이동한다. 그러다보니 팬들과 자주 대면하는데 때론 속이 상하는 말도 듣게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도 가장 큰 문제는 경기에서 다가오는 돌발상황이다. 해수욕장에서 경기하기에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경기를 뒤바꾸곤 한다. 실제로 한유미가 뛴 한국B팀은 오전에 선전했지만 오후 경기에서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유미는 "오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더라. 내가 원하는 대로 공이 나가지 않는 걸 느꼈다. 실내에서는 환경을 생각 안 했는데 비치발리볼은 다르더라"며 "여러모로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한 운동같다"고 평가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런던올림픽 4강에 빛나는 한유미가 비치발리볼에 데뷔함에 따라 자연스레 1년 앞으로 다가온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관심이다. 한유미가 참가하면 사상 첫 메달 도전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 한유미는 "지금 내가 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안 하게 되는 것도 좋은 태도가 아니지 않냐"며 "아직은 생각 중이다. 앞으로 거제도랑 울산 대회도 뛴다. 3개 대회 정도는 해보고 결정내리겠다"고 문을 열어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한유미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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