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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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인의 '미친 존재감', '너목들' 몰입도 높인다

기사입력 2013.07.12 00:0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바야흐로 '악역 캐릭터'가 살아나야 작품의 재미 및 완성도가 높아지는 시대가 왔다. 단순히 주인공들만 괴롭히는 악역은 더 이상 대중들을 사로잡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에 등장하는 민준국(정웅인 분)은 실로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다. 민준국은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장혜성(이보영 분)과 박수하(이종석 분)의 부모님을 살해한 '악질 중 악질'로 등장한다.

평소에는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행동하는 준국은 매우 계산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수하 아버지 살해 사건에 대해 재판을 받던 중 결정적인 증언으로 자신을 감옥에 집어넣은 증인인 혜성 어머니를 살해할 때는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소름끼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수하와의 마지막 사투에서는 왼손만을 남겨놓고 잠적한다. 수하를 범인으로 몰아넣고 자신의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폐시키기 위해서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준국은 전형적인 소시오패스(반사회성 인격 장애)에 가깝다.

11일 방송된 '너목들' 12회에서는 준국이 '살인마'가 된 이유가 드러났다. 기억을 잃었던 수하는 혜성의 재촉으로 기억을 찾는데 집중한다. 결국 수하는 낚시터에서 준국과 대면했던 사실을 기억해내고 그곳에서 준국이 남긴 충격적인 말까지 생각해낸다.

준국은 수하에게 "넌 나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니 인생이 나 때문에 망가졌다고 생각하지?"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네 아빠도 마찬가지야. 내가 네 아빠를 죽인 것처럼 내 아내는 네 아빠의 그 잘난 혀로 죽였다"고 폭로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수하는 준국의 말이 거짓말이 아님을 확인한다. 이러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자리를 박차고 어디론가 달려가다가 트럭에 부딪혀 기억을 상실하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연극과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려면 '인물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그 인물의 다양한 이면을 설득력있게 그려내야 비로소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시킬 수 있다.

드라마 초반에 등장한 준국은 소름끼칠 정도로 잔혹했다. 하지만 그의 숨겨진 과거가 하나 둘 씩 밝혀지면서 그 역시 한 때는 '피해자'였던 사실이 공개된다.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집요함과 잔혹함은 극 초반부터 일관성 있게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한 때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상처'를 받은 인물이었다. 이러한 상처가 그를 삐뚤어진 인물로 만들었고 결국 수하와 혜성의 삶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괴물'이 됐다.

악역 캐릭터의 완성도가 높아질 때 주인공 캐릭터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혜성과 수하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도 반전의 묘미를 살려주는 악역인 준국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준국은 '너목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 연기하기 매우 어려운 인물중 한 명이다. 하지만 노련한 연기자인 정웅인은 준국이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능숙하게 연기해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게 만들고 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정웅인, 이종석, 김해숙 ⓒ SBS 너목들 화면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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