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고릴라가 프로 야구 선수가 된다? 공룡들이 축구하던 애니메이션 ‘쥐라기 월드컵’만큼이나 황당한 설정이 감독의 꿈을 거쳐 은막 위에 3D로 완벽하게 재현됐다.
영화 ‘미스터 고(감독 김용화)’가 8일 오후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려했던 기술적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였다. CG 완성도나 입체감이 훌륭해 132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3D 안경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운 불상사는 없었다.
국민 만화가 허영만의 ‘제7구단’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링링과 가족처럼 지내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의 우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김 감독은 “3년이 넘게 준비해온 작품이고 여러분이 보신 작품이 저와 식구들이 가진 실력 그대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 감각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완성본을 선보이니 정말 감개무량하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가장 관심이 쏠린 대상은 단연 주인공 고릴라 ‘링링’이었다. 제작진은 링링이 실존하는 듯 보이도록 하기 위해 피터 잭슨, 마틴 스콜세지 같은 유명 감독들의 프로덕션에 사용됐던 최첨단 3D 촬영 장비와 후반 시스템을 아시아 최초로 확보했다. 또한 기술적으로 뛰어난 유명 팀들과의 교류와 관련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 이질감없는 링링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3년반이라는 준비 기간이 헛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에 뒤지지 않았다. '감초 연기의 대가' 성동일은 중국의 ‘국민 여동생’ 서교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감성파 배우로 거듭났다.
조연 배우들의 존재감도 확실하다. 특히 영화 ‘아저씨’에서 소름끼치는 악역을 멋지게 소화했던 김희원은 이번에도 웨이웨이(서교 분)와 링링을 위협하는 사채업자 림샤오강으로 분해 영화 내내 ‘MSG(화학조미료)’같은 재치만점 활약을 펼친다. 일본의 유명 배우 오다기리 죠의 우정출연과 메이저리거 류현진, 추신수의 카메오 등장도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긴다.
하지만 담아낼 이야기가 많았던 탓인지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링링과 웨이웨이의 교감이나, 포악한 고릴라 레이팅에 관련한 설명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고릴라가 프로 야구 선수가 되는 과정과, 일련의 상황들에 대한 개연성에도 허점이 보인다.
김용화 감독은 전작 ‘미녀는 괴로워’(662만명), ‘국가대표’(848만명) 등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한 몇 안 되는 '흥행 보증 감독'이다. 순제작비만 225억원을 들인 ‘미스터 고’가 이번에도 김 감독의 바람대로 자신과 관객들의 꿈을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기폭제가 될 지 이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미스터 고’는 오는 17일 전국 동시 개봉 이후 중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인도, 홍콩, 필리핀 등 해외 개봉에 나선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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