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2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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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유준상 "성유리-갈소원, 내게 힐링 그 자체" (인터뷰)

기사입력 2013.07.01 07:27 / 기사수정 2013.07.01 07:27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 유준상은 SBS 주말드라마 '출생의 비밀'의 촬영과 뮤지컬 '그날들'의 무대를 함께 병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만난 그의 얼굴엔 지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바쁜 그 시간을 즐기는 여유가 엿보였다.

유준상은 지난 6월 23일 종영한 '출생의 비밀'에서 가난하지만 순박한 청년 '홍경두' 역을 맡아 연기했다. 극중 홍경두는 정이현(성유리 역)을 만나며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자살의 장소에서 만난 이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맺고 새 삶을 시작하게 됐다. 서로에게 삶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경두'는 정말 좋은 캐릭터였어요. 사실 대중들에게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귀남'의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이번 '경두' 역할을 맡으면서는 한 번도 '귀남'이 이야기가 안 나오던데요. 하지만 놀랐던 건 시청자분들이 '경두'를 스토커로 봤을 때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극중 경두가 이현의 '스토커' 소리를 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경두는 이현이 자신과의 기억을 잃자 딸 해듬(갈소원 역)을 빌미로 이현에게 떼를 쓰기도 하고, 다혈질 성격 덕에 고함을 지르거나 집착을 보이기도 했다.

"저도 이현이에게 잘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대본에 그렇게 쓰여 있지 않더라고요. 주변 분들의 걱정이 많았어요. 저는 온전히 대본에 따르는 편이고, 또 경두의 진심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사실 작가님의 의도는 순수하고 바보 같은 사람과 돈 많고 부유한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한 것이냐에 대해 보여드리려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극단적인 경두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고. 유리의 팔을 잡고 꺾고, 던지고… 그럴 때마다 '유리야, 나 스토커 소리 또 듣겠다'라며 웃었죠"



그는 '경두'의 진심을 언젠간 시청자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주어진 대본에 충실했다. 그리고 그 진심이 통하기 시작한 것은 극중 이현이 해듬을 미국 하버드 대학에 보낸다고 말했을 때, 경두가 내뱉는 말들로부터 시작됐다. 경두는 '그래서 너는 행복했다니? …청주 바닥에서 먼지보다도 벌레보다도 못하게 살아온 나하고, 미국 하버드인지 지랄인지에서 때깔 좋게 공부하고 돌아온 네가 그날, 그 시간에 죽을 자리다툼을 했을까?'라고 이현에게 물었다. 이현이 경두에게 흔들리기 시작한 때는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다.

"진짜 긴 대사였어요. 그 대사를 백 번도 넘게 연습했고, 연습할 때마다 울었어요. 그 신을 보면서도 많이 울었고. 그 신 이후로 많은 분들이 경두에 대해 이해하고 사랑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또한 시청자들이 경두를 받아들이면서 저 역시 성취감이 있었죠"

유준상은 정이현 역을 맡았던 성유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성유리는 아이돌그룹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강했고, 그 때문인지 연기력의 잣대가 엄격했다.

"(성)유리와 같이 하면서 놀랐던 건 연기를 너무 잘해서였어요. 작품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연습도 많이 했어요. 이번 '출생의 비밀'에서 유리의 연기력 논란은 아예 없어졌어요. 새벽까지 촬영하면서 늘 밝게 웃고, 약속을 어긴 적도 없으며 대사 NG를 한 번도 안 내요. 스태프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연기자죠. 거기다 같은 핑클 출신이었던 진이까지 함께 있으면 정말 눈이 부셔요. 예쁘잖아요"



이어 유준상은 딸 해듬이 역할을 맡았던 아역 배우 갈소원에 대해서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갈소원은 이제 겨우 8세인 어린 아역배우다.

"소원이는 기본적으로 대사를 모두 외워와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아역배우가 연기하네'라며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우린 (소원이가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알아요. 제작발표회 당시 소원이에 대해 '3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연기자'라고 한 적이 있는데 카메라 감독님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연기자라고 말했어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에요"

하지만 유준상은 갈소원에 칭찬을 자제했다고 했다. 혹여나 그 칭찬이 어린 아역배우 갈소원에게 독이 될까 겁이 났던 것이다.

또한 그는 아직 '홍경두'를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아마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며 말이다.

"소원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낼 것 같아요. 소원이와 계속 지내는 한 '경두'를 내게서 떠나 보내지 못할 것 같고요. 정말 멋진 캐릭터였어요. 마지막 장면의 대사를 하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기 인생에서 열정을 많이 쏟은 작품이에요. 김규완 작가님과 다음에 또 작품을 같이 하기로 약속했어요"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유준상 ⓒ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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