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모험'에 가까운 승부수가 완벽하게 통했다. '타격 기계' 김현수와 주전 포수 양의지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팀 승리를 이끈 건 '4번 오재일' 카드였다.
오재일은 23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맹활약으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9일 롯데전부터 5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갔고, 전날 끝내기 안타로 만든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이 큰 소득이었다. '4번'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첫 타석부터 기분 좋은 적시타로 팀 분위기를 살렸다. 두산은 1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정수빈과 민병헌이 진루타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대로 이닝이 끝난다면 분위기를 넘겨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오재일이 해냈다. 오재일은 한화 선발 안승민의 초구를 가볍게 밀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리드오프가 출루하고 4번 타자가 불러들이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터트리며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한화 정재원의 2구를 완벽하게 받아친 타구는 예쁜 포물선을 그리며 우중간을 갈랐다. 그리고 오재일은 후속타자 홍성흔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4번 타자로서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2개의 2루타를 만들어낸 오재일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오재일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오재일은 지난해 7월 9일 이성열(넥센)과의 1대1 맞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김 감독은 "조금 더 길게 본 트레이드다"며 "오재일의 잠재력을 높게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지난해 87경기에서 타율 2할 3리에 그쳤고, 올해도 지난 4월 1일 1군 제외 이후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2군은 오재일에게 좁았다. 그는 퓨처스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8푼 3리 8홈런 27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지난 9일과 11일 롯데, SK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8타점을 쓸어담는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 12일 1군에 등록됐고, 이날까지 타율 3할 3푼 3리(15타수 5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리며 두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날 대타로 나서 밀어내기 볼넷에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를 이끈 그는 연이틀 승리를 이끌며 팀 공격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두산 팬들의 마음을 얻고 있음은 당연하다.
오재일은 경기 후 4번 출전에 대해 "타격감이 괜찮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경기에 임했다"며 "첫 안타는 빗맞았는데 솔직히 운이 좋았다. 출전 기회가 계속 주어지면 팀에 꼭 도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오재일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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