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매니저님 연락 받고도 안 믿겼어요. 이후에 정민철 코치님 전화 받고 믿었죠. 소름 돋더라고요."
한화 이글스 '루키' 조지훈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독수리 군단의 일원이 됐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서산 마무리캠프 당시 그에게 직접 소고기를 사주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해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다. 제구에만 너무 신경 쓰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다. 구위도 고교 시절과 견줘 무뎌졌다.
2군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정민철 한화 2군 투수코치와 함께 고된 훈련을 소화했다. 많이 뛰고, 또 많이 던졌다. 소득이 있었다. 그는 "밸런스와 제구 모두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몸무게도 10kg이 빠졌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최고 구속은 144km. 올 시즌 퓨처스 11경기에서는 2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 5위다.
지난 20일 데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갑자기 올라왔단다. "처음에 매니저님 연락을 받았는데도 믿기지 않았다. 정 코치님 전화를 받고서야 믿게 됐다. 소름이 돋더라"는 조지훈의 설명이 뒤따랐다. 오매불망 1군 진입을 기다렸기에 기쁘지 않을 턱이 없었다. 1군 등록 당일(20일) "너무 기쁘다. 지금도 내가 1군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해했던 조지훈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21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신고식을 치렀다. 결과는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그는 "마냥 설렜다. 2군과 비교해 타자들의 힘과 정확성 모두 많이 다르다"며 "생각보다 크게 떨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조지훈이 고된 훈련 속에서도 조지훈이 자신감을 찾도록 도왔다. "자신 있게 공만 던져라. 힘들게 훈련한 것을 헛되게 하지 말라"며 "1군 마운드에 올른 자체가 고된 훈련의 결실이다"고 조언했다. 조지훈도 후회 없이 자신의 공을 던졌다. 표정에서는 어떤 떨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 코치의 조언대로였다.
이날 조지훈의 부모는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 그는 "경기 후에 부모님과 전화로 많은 애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조지훈의 부모는 스프링캠프 당시 여행을 겸해 오키나와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조지훈 "부모님께 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면서도 "연습경기가 아닌 1군 무대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제야 그 꿈을 이룬 셈이다.
조지훈에 앞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조상우(넥센 히어로즈)와도 자주 연락한다고. 그는 "(조)상우가 처음 1군 올라왔을 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부러웠다. 그때 '절대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이번에는 내가 올라올때 상우가 같은 말을 해주더라"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조상우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뒤 22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조지훈은 정 코치와 함께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를 연마했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지훈은 "나중에 결정구로 쓰겠다"며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또한 "길게 보지 않고 무조건 매 타자와의 승부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루키' 다운 패기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조지훈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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