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첫 해에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LG 트윈스 간의 3연전 첫 경기가 열리는 14일 잠실구장.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어두운 표정을 감추려 애썼다. 최근 넥센은 김민우와 신현철이 줄지어 음주운전에 연루돼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두 선수는 올 시즌 잔여경기에 나서기 힘든 게 사실이다. 수장인 염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넥센 선수단은 평소보다 늦은 오후 5시 경 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13일) 사직 롯데전서 연장 혈투(3-4 패배)를 벌인 뒤 새벽 5시에야 서울에 도착, 삼정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넥센 선수들은 이날 경기 후에도 호텔에 투숙할 예정. 경기장 도착 후에도 스트레칭과 캐치볼 등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염 감독은 최근 연이은 악재에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가장 잘못한 사람은 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수단 분위기도 처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내가 선수 관리를 못한 탓이다"며 "오늘부터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 밖에 없다. 잘 추슬러서 하는 게 내 역할이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이 일에 대해 한 마디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책임진다고 해 놓고도 책임질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내가 징계를 받는 것도 아니니 말로 하는 것 밖에 안되지 않느냐"며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첫 해부터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프로는 프로답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특히 신현철에게는 기회를 주고 공을 많이 들였는데 그것마저 물거품이 됐다. 생각하고 만들어온 선수인데 쓸 수가 없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에게 충분히 반성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KBO는 신현철에게 야구활동 4개월 정지와 봉사활동 240시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동요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이 '왜 처져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단 개개인에게는 큰 잘못이 없다. 선수들이 같은 책임감을 느껴 분위기가 다운됐다. 열심히 하는 게 보답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염 감독은 주장 이택근을 통해 "처지지 말고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넥센은 계속된 악재 속에 올 시즌 최다인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시즌 성적은 32승 1무 20패, 리그 2위로 아직 여유가 있지만 하루빨리 침체된 분위기를 떨쳐내는 게 중요하다. 선수단이 LG전을 계기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염경엽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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