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이날만큼은 '플라이 보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LG 트윈스 정의윤이 2개의 슬라이딩 캐치로 팀을 연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정의윤은 5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공수 맹활약으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LG가 정의윤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수비보다 공격이다. 김기태 LG 감독도 "당분간 정의윤을 4번으로 내보낼 것이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정의윤도 5월 이후 타율 3할 7푼 3리(102타수 38안타)를 기록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날만큼은 타격보다 수비에서 빛났다. 잠실구장 밤하늘에 밝게 빛난 '샤이닝 스타'였다. 경기 후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결승 만루 홈런을 터트린 박용택에 집중됐지만 정의윤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이마저도 빛을 잃을 수 있었다.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LG는 3회초 선발 우규민이 양의지에게 사구, 김재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초반 흐름을 완전히 넘겨줄 수 있는 상황. 여기서 정의윤의 수비가 빛났다. 정의윤은 이종욱의 뜬공을 슬라이딩해 잡아냈다. 다소 얕은 뜬공이었기에 3루 주자 양의지는 태그업을 시도하지 않고 절반 이상 리드한 상황, 어렵게 실점을 막아냈다. 결국 LG는 무사 1, 3루 위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정의윤의 호수비가 시발점이었다.
4-3 한 점 앞선 8회초에도 2사 3루 위기가 찾아왔다. 두산 타자 김재호는 LG 봉중근의 공을 잘 밀어쳤다. 안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정의윤은 또 한 번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 김재호의 타구는 정의윤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1루와 3루 측 응원석의 희비가 엇갈렸다.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과 선발승 요건이 날아갈 뻔 했던 우규민까지 구해낸 정의윤이다. 정의윤은 수비 직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우규민과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수비뿐만이 아니다. 4번 타자로서의 역할도 다했다. 3회말 2번째 타석서 안타를 신고한 정의윤은 호수비 직후인 8회말 공격에서 우중간 3루타를 터트려 3루 주자 오지환을 홈에 불러들였다. 4-3의 리드를 5-3으로 벌리는 쐐기타였다. 4타수 2안타로 공격에서도 맹활약한 정의윤은 자신의 시즌 타율을 3할 1푼 5리까지 끌어올렸다.
팀을 살린 슬라이딩 캐치 2개에 쐐기타까지 터뜨린 정의윤, 그의 활약이 LG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자칫 연패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플레이였기에 의미가 컸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3회말 이종욱의 타구를 잡아내는 정의윤, 8회말 호수비 직후 선발 우규민과 기쁨을 나누는 정의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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