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야구에서 4번 타자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팀이 필요할 때 해결사로 나서야 하는 자리이기에 부담이 큰 자리다. 게다가 시즌 처음으로 4번에 나선다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5월 타율 3할 7푼 8리를 기록 중이던 정의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처음 4번 타자로 나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정의윤이다.
정의윤은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정의윤은 지난해 9월 21일 한화전 이후 250일 만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5월 20경기 중 17경기에서 안타를 터트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그는 4번 자리에서 해결사를 자처하며 김기태 LG 감독의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그는 경기 후 "첫 타석부터 기회가 찾아왔는데 타점 올리고 싶은 마음에 집중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첫 타석부터 정의윤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았다.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정의윤은 한화 선발 김경태의 4구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결승타였다. 올 시즌 득점권타율 2할 1푼 4리로 찬스에 약했던 그의 한 방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LG다.
2번째 타석서는 장타가 터져나왔다. 홈런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큰 타구였다. 그는 3회말 1사 1루서 한화 투수 이태양의 3구를 완벽하게 밀어우익수 키를 넘는 3루타로 연결했다. 1루 주자 박용택이 홈을 밟아 LG는 3-0으로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사실상의 쐐기타였다. 5회말 3번째 타석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그는 7회말 타석 때 이대형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모두 소화하진 못했지만 첫 2타석서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정의윤이다. 이제는 좌-우도 가리지 않는다. 이달 초만 해도 언더핸드 투수를 포함한 우투수를 상대로 20타수 2안타(타율 .100)로 약했던 그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마친 그의 우투수 상대 타율은 3할 3리(67타수 20안타)까지 올라갔다. 좌투수를 상대로는 3할 2푼 7리(52타수 17안타)로 여전히 강하다.
김 감독은 이달 초인 1일 NC전을 앞두고 "정의윤이 홈런 한 번 치더니 나를 도전적으로 쳐다보더라. 예전에는 눈을 피하기 바빴는데 변했다. 훨씬 보기 좋다"고 말했다. 정의윤이 자신감을 찾았다는 의미를 재치있게 표현한 것. 그리고 정의윤은 5월 타율을 3할 9푼(77타수 30안타)까지 끌어올리며 팀 타선의 주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경기로 해결사 본능까지 선보인 그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정의윤, 김기태 감독 ⓒ LG 트윈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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