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넥센 강정호의 승부사 본능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강정호는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역전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6-5 역전승을 이끌었다.
5-5로 팽팽하던 8회말, 2사 후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상대 투수 송창식의 4구째 143km 직구를 때려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홈런으로 연결했다.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한 강정호는 이내 홈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고, 모처럼만에 활짝 웃으며 자신의 시즌 4호포를 자축했다.
지난달 16일 사직 롯데전 이후 한 달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한 강정호는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중심타선다운 맹활약을 펼쳤다.
강정호의 '한 방'으로 매조지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2일 목동 삼성전에서는 0-0으로 맞서 있던 8회말 2사 1,2루에서 좌측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단번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 번 모두 동점 상황이었고 경기의 막바지인 8회말이었으며, 2사 후 터진 극적인 홈런포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같이 하고 있다.
꼭 필요한 순간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어 주는 강정호의 승부사 본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날 경기 후 강정호는 "내가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이 이긴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달 만에 터진 홈런포, 팀의 중심타자로 최근 다소 부진했던 페이스에 마음고생을 했을 법도 하다. 그는 "언젠가 한 번쯤은 오는 게 슬럼프라고 생각한다. 최근이 슬럼프라면 슬럼프인데, 오늘 이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자신의 부족했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고,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 역시 숨기지 않았다.
코칭스태프는 묵묵한 응원으로 강정호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강정호의 페이스가 좋지 않았을 때도 "정호는 알아서 잘 하는 선수"라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고, 허문회 타격 코치 역시 "3할 타자는 어차피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올라오게 되니 걱정 말라"며 그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강정호는 제 자리에서 조금씩 꾸준히 자기 몫을 더해내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그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강정호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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