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디디에 드록바(갈라타사라이)가 극성스런 터키 축구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 분노했다.
드록바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소재 쉬크뤼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페네르바체와 이스탄불 더비를 치렀다. 올 시즌 우승은 갈라타사라이로 확정이 난 상황이었지만 두 팀은 전통의 라이벌답게 시종일관 신경전을 펼쳤다.
문제는 선수가 아닌 팬들의 과도한 사랑이 문제를 일으킨 점이다. 페네르바체의 팬들은 시종일관 드록바를 향해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방송을 통해 페네르바체의 팬이 손에 바나나를 들고 흔드는 모습이 중계되기도 했다.
드록바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갈라타사라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은 나를 원숭이라 부르지만 2008년에 첼시에 패하고선 울었을 걸, 당신은 나를 원숭이라 부르지만 내가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을 때 TV 앞에서 난리를 쳤겠지. 당신은 나를 원숭이라 부르지만 갈라타사라이가 우승할 때 미칠 만큼 슬펐겠지"라고 조롱했다.
이어서 그는 "당신은 나를 원숭이라 부르지만 내 '원숭이 친구'가 2골을 넣었을 때 좋아서 날뛰었던 자신들을 잊고 있다"며 "당신들 스스로 진정한 팬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드록바가 지칭한 원숭이 친구는 페네르바체의 공격수 피에르 웨보로 이날 전반 33분과 37분 2골을 뽑아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드록바는 자신과 같은 아프리카 출신의 웨보를 통해 자가당착에 빠진 인종차별 행위를 한 상대방 팬들을 비꼬은 셈이다.
한편, 이날 열린 이스탄불 더비에서는 인종차별 행위뿐만 아니라 경기 종료 직전 두 팀 선수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고 경기 종료 후에는 페네르바체의 10대 학생이 갈라타사라이 팬으로부터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드록바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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