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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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린 안양과 수원의 불꽃놀이

기사입력 2013.05.08 22:01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안양, 조용운 기자] 운명의 장난 같았다. 지난달 18일 양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FA컵 대진 추첨. FC안양 옆에 붙은 팀명은 다름 아닌 수원 삼성이었다.

지금이야 수원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히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최고의 더비는 단연 안양과 수원, 수원과 안양의 지지대 더비였다.

두 팀은 만나기만 하면 그라운드 안팎에서 사건과 사고를 끊이지 않고 일으켰다. 선수들은 나열하기도 힘든 명승부를 만들어냈고 파랑과 빨강으로 나뉜 양팀의 팬들도 자존심 싸움을 벌이며 서포터 문화의 정착과 발전을 도모했다.

그랬던 지지대 더비는 지난 2003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안양종합운동장을 물들이던 파랑과 빨강의 응원 물결은 무기한 휴식에 들어갔다. 

그 사이 수원은 서울과 파랑과 빨강의 전쟁을 이어갔고 안양은 조용히 그들의 싸움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러던 안양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록 상징하는 색깔은 빨강에서 보라로 바꼈지만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다'는 기조 아래 안양은 더 뜨겁고 붉게 타올랐다.

2013년 K리그 챌린지 출범과 함께 안양이 창단되면서 수원과의 대결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 바람은 시즌 개막 2개월 만에 이뤄졌다.

안양이 바라던 대로 수원이 FA컵 32강전 상대가 되면서 지지대 더비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고 이날 안양종합운동장은 10년의 고요함을 한 번에 털어내려는 듯 크게 요동쳤다.

경기 시작 전 양팀 서포터즈가 보여준 불꽃놀이는 10년의 한과 기다림, 조우의 기쁨을 한 데 담아 안양 하늘을 향해 쏘아올렸다.

안양 축구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홍염의 연기가 10년 만에 다시 경기장을 뒤덮으면서 비로소 지지대 더비의 시작을 알렸다.

팬들이 화려하게 멍석을 깔아놓으니 클래식과 챌린지 소속의 차이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큰 벽이 되지 못했다. 안양은 부담 없이, 수원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90분 뜨겁게 부딪혔고 10년 만에 재현된 지지대 더비는 수원의 극적인 2-1 승리로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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