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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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바쁜 한국 스포츠 팬

기사입력 2005.04.27 00:03 / 기사수정 2005.04.27 00:03

김진영 기자
월드컵이 끝나면 스포츠 관계자들은 '국내 프로축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많은 이들이 국내 프로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이번에는 꿈나무인 유소년 축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비단 축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비판과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한국 스포츠 팬들은 바쁘고 바쁘다.

축구는 월드컵이 있지만 그 외 비인기 종목들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를 통해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은 항상 국제대회와 국내대회 사이의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들은 국제대회 이후 4년 후를 기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직접 찾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유도했다고 관계자들이 자기의 할 일을 다한 것이 아니다. 관심을 갖게 한 것은 절반 밖에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다.

월드컵 이후 축구장을 찾는 관중은 조금씩 늘어나지만 그 또한 지속적이지 못하다면, 관계자들의 역할이 그것밖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례로 핸드볼 경기는 어떠한가?

국제경기가 끝날 때마다 경기장을 찾지 않는 팬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있다. 하지만, 팬들도 엄연한 피해자다. 그렇게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고 싶어도 프로팀이 없고 일정 등에 관한 세세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그것의 매력을 즐기기 못한 피해자인 셈이다.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로 그간의 비난을 무마하고자 프로팀을 창단하는 열의를 보였으나, 이를 알고 관람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민속 씨름은 어떠한가?

씨름은 우리 민속 스포츠인 만큼 많은 관심과 활성화를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씨름의 존폐위기를 전적으로 스포츠 팬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스포츠 팬은 그야말로 팬일 뿐이지 재력가도 아니며 실업자도 아니다. 민속경기이니 살려야 한다고 흥미도 없는 경기를 위해 시간과 자본을 투자할 만한 여유가 있는 서민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배구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많은 우려 속에서 맞은 프로배구 원년. 아직까지 시즌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연고지 중심의 경기장이 아닌, 지방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기장은 많은 팬들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다.

평일에도 오후 3시 전후에 경기를 진행한다는 것은 팬들의 외면을 자청한 처사다. 더구나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마저 평일 2시로 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한국 스포츠 팬, 외국의 스포츠 팬과 비교당하다?

흔히 많은 언론들은 외국의 스포츠 문화와 우리나라의 스포츠 문화를 곧 잘 비교한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생활 방식이 다르다. 때문에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프로의 문화가 잘 정착된 미국의 경우, 겨울에는 농구를 보고, 날이 풀리면 축구장(미식축구)이나 야구장을 찾는다. 특히, 퇴근 후 경기장 관람 문화가 잘 정착되었다고 한다.

초등학생부터 저녁 늦은 귀가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그들의 문화가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생업을 전폐하면서까지 경기장을 찾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스포츠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일

편중된 스포츠로 눈을 고정시키지 않고, 넓고 고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각계 관계자들은 노력해야겠다. 그런 노력에 우리 스포츠 팬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준비가 되어있다. 

올바른 한국 스포츠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에 책임을 회피하기 보다 서로가 존중하며 노력해야 한다.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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