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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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그날들', 故김광석과 뮤지컬의 조합은 무죄

기사입력 2013.05.03 13:12 / 기사수정 2013.11.18 18:22



▲ 그날들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노래에는 지나간 추억을 되살리고 그리움을 견디게 하는 힘이 있다. 추억은 이미 낡고 오래된 것이지만 노래로 인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된다.

이러한 노래의 매력을 극대화한 주크박스 뮤지컬은 잘 알려진 노래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혀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故김광석의 노래로 꾸려진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 작품의 큰 무기인 김광석의 명곡들은 그가 세상을 떠난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물론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창작 쥬크박스 뮤지컬들이 노래와 이야기 사이에서 균형을 못 잡고 관객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노래에 집착한 나머지 줄거리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들'은 노래와 줄거리 두 지점에서 영리하게 균형을 잡는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곡들과 새로운 이야기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잡고 주크박스의 허점을 메웠다.



줄거리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강한 여운을 준다.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 준비가 한창인 청와대를 배경으로 대통령의 딸과 수행 경호원의 사라진 행방을 뒤쫓는 경호부장 '정학'(유준상, 오만석, 강태을 분) 앞에 20년 전 사라졌던 경호원 동기인 '무영'(최재웅, 지창욱)과 '그녀'(방진의, 김정화)의 흔적들이 발견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 속 무영과 그녀, 현재의 대통령의 딸 하나(송상은)와 하나의 수행 경호원 대식(김산호, 김대현)의 이야기는 시간을 넘나드며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전반적으로 중후한 이야기지만 억지로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진 않는다.



청와대 경호실과 한중 수교라는 팩트에 상상력을 가미해 이야기의 폭을 넓힌 점은 창작뮤지컬의 한계를 넘었다고 할 만하다.

친구와의 우정과 짝사랑 등 보편적인 감정들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부치지 않은 편지' 등 김광석의 명곡들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단 정학이 갑작스레 선임하사가 된 뒤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는 장면은 다소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이야기의 짜임새가 탄탄해 큰 무리 없이 용인된다.



배우들의 연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강태을과 최재웅은 비장함과 감미로움을 오가며 작품의 완급을 조절한다. 그녀 역을 맡은 방진의는 절제된 연기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살려내며, 김산호는 코믹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경호원들의 화려하고 절도 있는 액션은 이 작품의 또 다른 볼거리다.

뮤지컬 '그날들'은 6월 30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대극장에서 열린다. 만 7세 이상. 155분. 공연문의 : 070-7017-3363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그날들 ⓒ 이다엔터테인먼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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