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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의'로 남았던 김호철 감독, '제갈량' 잡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3.04.25 16:25 / 기사수정 2013.04.26 21:08

조영준 기자


▲ 김호철 감독 현대캐피탈 복귀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중국 역사소설의 고전 '삼국지'의 등장인물들 중 으뜸으로 꼽는 지략가는 제갈량이다. 그리고 그의 필생의 라이벌 사마의가 있다. 천하를 놓고 펼쳐진 두 지장의 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러나 승리는 언제나 제갈량에게 돌아갔다.

한국 프로배구에서 삼성화재의 신치용(57) 감독은 '제갈량'으로 불린다. 철두철미한 원칙과 구단 장악력으로 삼성화재를 '최강의 팀'으로 이끌어왔다.

프로 출범 이후 신치용 감독이 지휘한 삼성화재는 통산 7번 정상에 등극했다. 그의 뛰어난 지휘력은 무너질 것 같은 팀을 오뚝이처럼 일으켜 세웠다. 신치용 감독은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뽑았고 노장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한 때는 선수가 부족해 팀의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이러한 지적을 잠재우며 언제나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화재를 두 번 침몰시킨 장본인이 있다. 김호철(57) 감독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삼성화재의 아성을 유일하게 꺾은 주인공이다.

김호철 감독이 이끈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5~2006 그리고 2006~2007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영광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2007~2008 시즌부터 내리 세 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화재란 거대한 산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012~2013시즌까지 삼성화재의 독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호철 감독은 2년 만에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4일 "새 사령탑에 김호철 전 감독을 선임했다. 수석 코치는 박희상 전 드림식스 감독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호철 감독은 아직 현대캐피탈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그가 감독으로 부임했던 팀인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를 관리했던 한국배구연맹(KOVO)과의 계약 효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약 체결은 연기됐지만 김호철 감독의 현대캐피탈 복귀는 거의 확정적이다. 2년 만에 친정 팀에 복귀한 김호철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대캐피탈은 내가 8년 동안 맡았던 팀이다. 또한 우승에 근접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뒤 "현대캐피탈을 다시 배구의 명가로 만들자는 구단 측과 나의 의견은 일치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고 덧붙었다.

KOVO와의 잔여계약 기간 이행에 관해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정식 계약을 맺지 못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KOVO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앞으로 서로 원만하게 잘 해결되는 쪽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구단 측으로부터 선임을 받은 상태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 좋은 쪽으로 해결될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2~2013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의 전력에 대해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높다고 하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갖추고 있는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배구 팬들의 관심은 김호철 감독이 복귀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대결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삼성화재는 거대한 산과 같은 팀이다. 지금까지 모든 팀들이 이겨보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높은 산을 넘지 못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삼성화재를 넘기 위해 한걸음씩 천천히 전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호철 감독은 삼성화재를 유일하게 두 번 잡은 명장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제갈량을 넘지 못한 사마의가 돼야했다. 김호철 감독이 '2인자의 설움'을 극복하고 한국배구 최고의 지력가가 될 수 있을까.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호철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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