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목동, 김유진 기자] 넥센 히어로즈 덕아웃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한 발 더 나가면 양 옆으로는 '나의 최고의 적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떨치자', '오늘 경기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자'는 문구도 보인다.
이는 염경엽 감독의 아이디어다. 선수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격려의 문구를 달아 은근한 세뇌 효과(?)를 주기 위함이었다.
요즘의 넥센은 이들 문구에 모두 맞아 떨어지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야말로 '말하는대로' 이뤄지고 있다. 그렇게 넥센은 현재 시즌 초반 가장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넥센은 지난 16일 사직 롯데전 이후 5연승을 질주하며 KIA 타이거즈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 역시 6할 6푼 7리(12승 6패)로 고공행진 중이다.
요즘의 넥센은 주전과 비주전이 구분되지 않을 만큼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승승장구할 수 밖에 없다.
'4번 타자' 박병호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것은 물론, 이성열은 지난 14일 목동 삼성전 시즌 5호 홈런에 이어 16일 사직 롯데전에서 팀 추격의 발판이 된 시즌 6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반 부진했던 유한준은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올 시즌 자신의 첫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허도환 역시 같은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현재 그의 타율은 5할에 육박하는 4할 7푼 8리다.
염 감독 역시 이에 만족을 표했다. 그는 "백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주전 2~3명이 빠진다고 경기에 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전들이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선수들도 알고 있다. 즉흥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도 혼동이 없는 것이다"라면서 올해는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전하기도 했다.
23일부터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4일간의 휴식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넥센은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휴식기간 역시 필요한 시점에 '딱 맞게' 찾아왔다. 염 감독은 "경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훈련 이상으로 필요한 것이 휴식"이라면서 "20경기가 넘어갈 쯤에 한 번 쉬어주는 게 선수들도 지치지 않는다. 적절할 때 잘 쉬는 것 같다"고 만족을 표했다.
지난 주는 염 감독이 밝힌 올 시즌 첫 번째 '터닝포인트'였다. 넥센은 그 터닝포인트를 5연승이라는 결과로 만들어내며 첫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염 감독은 최근의 좋은 흐름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 뒷받침돼야 따라오는 것처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제 몫을 다 해내고 있기에 넥센의 상승세는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덕아웃 입구에 붙어 있는 '오늘 경기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자'는 말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한 넥센의 성과는 시즌 초반 돌풍으로 증명되고 있다. 넥센의 '말하는대로' 효과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염경엽 감독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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