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필승 카드끼리 충돌이다. 이기면 1승 이상의 소득이 따라붙지만 지면 침울해진다.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롯데와 SK가 23일 사직구장에서 맞붙는다. 롯데는 우완 송승준을 선발로 예고했고, SK는 좌완 레이예스 카드를 꺼냈다. 3연전의 첫 날부터 투수전이 예상된다.
두 팀 모두 최근 상황이 나쁘다. 홈팀 롯데는 6승1무8패로 7위다. 원정팀 SK도 7승9패로 6위에 올라있다.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이번 시즌이 13% 전후의 소화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5강 2중 2약의 판세가 나타나고 있다. 가을잔치의 단골손님인 롯데나 SK가 반타작도 못하면서 상위그룹에서 밀려나 2중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지금 시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쉽사리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롯데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1무8패다. 참담한 성적표다. 19일 대구 원정길에서 7연패를 겨우 끊었지만 21일 연승 길목에서 8-9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주며 다시 분위기가 다운되고 있다.
오늘 선발로 나서는 송승준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팀 분위기 반전이라는 특명을 짊어진 때문이다. 송승준은 개막전 선발을 시작으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4경기에 나서 1승(무패)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이 2.45로 페이스가 좋다.
송승준은 개막전인 지난달 30일 사직 한화전에서 3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 모두 호투하며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최근 등판인 17일 사직 넥센전에서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였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오늘 만큼은 송승준이 완투를 목표로 던져야 한다. 최근 롯데 불펜은 ‘불쇼’를 주특기로 하고 있어 미덥지 못하다. 김성배 정도만 역할을 해줄 뿐, 김승회 김사율 진명호 최대성 정대현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흔들리고 있다. 특히 최후의 보루인 정대현 마저도 주무기인 싱커가 밋밋하게 떨어지며 난타 당하고 있다. 결국 송승준이 끝까지 던진다는 자세로 투구수를 아낄 필요가 있다.
SK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꼴찌 NC에게도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할 만큼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진다. 그나마 특급 용병 레이예스의 한국 무대 적응이 반갑다. 레이예스는 송승준과 마찬가지로 개막전을 시작으로 4차례 선발로 나서 3승(무패)을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59다.
레이예스는 4경기에서 모두 QS(퀕리티스타트)를 찍었고, 최근 3연승을 달리며 다승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까다로운 넥센 타선을 상대로 2안타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오늘 승리한다면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다.
오늘 경기의 변수는 다름 아닌 비다. 기상예보를 보면 부산 지역은 오전부터 비가 시작해 점점 빗줄기는 굵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두 선발투수는 다음 날 다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믿을만한 선발이기에 두 선수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될 것 같다. 오늘 대결을 펼칠지 아니면 내일로 넘어갈지는 하늘이 결정하겠지만 둘의 승부는 팀의 초반 페이스를 가를 중요한 일전으로 기억될 듯 싶다.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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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승준(위)과 레이예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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