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울산, 홍성욱 기자] 충격적이다. 전날 챔피언전에서 맹활약하며 우승의 주역이 된 울산 모비스의 가드 김시래가 축하파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LG로 전격 트레이드된다.
모비스와 LG는 지난 1월 단행했던 트레이드에서 모비스의 외국인 선수 커티스 위더스와 LG의 로드 벤슨을 맞바꾸기로 합의했다. 당시 모비스는 벤슨 영입으로 우승을 노렸지만 반대급부가 위더스라 의혹이 증폭됐었다.
물론 모비스가 거물급 신인들이 많이 나오는 10월 신인 드래프트를 제외한 향후 3시즌에 해당하는 국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중 1회를 넘겨줬지만 이것으로 값어치를 대신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수상한 거래였던 셈이다. 결국 모종의 후속 카드가 있을 것으로 점쳐졌었던 당시 상황은 오늘에야 밝혀졌다.
양 구단은 조만간 김시래의 이적에 관한 발표를 할 예정이다. 결국 LG는 1번 자리를 보강하며 미래를 내다봤고, 모비스는 벤슨의 영입으로 현재 가치를 극대화시키면서 김시래까지 챔프전에서 활용했다. 사실상 김시래는 LG 소속이지만 임대 성격으로 챔프전까지 모비스에서 뛴 셈이다.
명지중고를 졸업한 김시래는 지난해 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한 유망 신인이다. ‘만수’ 유재학 감독의 선택을 받은 만큼 기대 또한 컸다.
김시래가 모비스에 들어오면서 양동근은 2번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그러나 김시래는 시즌 초반 모비스가 지향하는 수비농구에서 빈틈을 보이며 유 감독으로부터 '선수도 아니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 말이 약이 됐을까. 김시래는 전자랜드와의 플레이오프나 SK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보여줬다. 유재학 감독도 이번 챔프전의 승리는 “양동근과 김시래의 투가드 시스템으로 이겼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시래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칭찬을 많이 했다. 배짱 하나는 알아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떠나는 선수에 대한 덕담이 된 셈이다.
의혹이 남아있던 수상한 트레이드는 김시래의 이적으로 퍼즐이 완성됐다. 두 구단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였다. 다만, 우승의 기쁨을 누릴 사이도 없이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헤어져야 하는 김시래는 착찹한 마음과 추스리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챔피언전에서 환호하는 김시래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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