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계속…
■모델과 배우 사이에서… 나에게 맞는 옷은 배우
익히 알려졌듯 김수현은 2005년 슈퍼모델 1위 출신이다. 모델로 성공이 보장된 타이틀을 얻었음에도 연기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에게 더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나를 표현하는데 있어 어떤 직업이 좋을까라는 질문을 해봤죠"
김수현은 슈퍼모델 대회가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라마 '게임의 여왕' 출연 제의를 받았다. '게임의 여왕'에서 주연으로 데뷔한 김수현은 결국 연기 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됐다.
그는 177cm라는 뛰어난 신체 조건에 지적인 이미지까지 갖췄다. 과거 토익 만점을 받은 전력이 있고, 책을 직접 번역하는 등 영어 실력도 뛰어난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이 오히려 자신의 배역 폭을 좁히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소위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의 준말)'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도시적인 이미지를 제게서 보신 것 같아요. 오히려 저를 쉽게 기억해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역할을 한 뒤 또 다른 역할에 도전해야 겠다고 생각해요. 굳이 단점이라 생각지는 않아요"
그는 "차도녀라는 단어는 나에게 그리 익숙지 않다. 기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평소 듣지 못하는 말이다"라며 웃었다.
김수현은 시트콤 '스탠바이'를 통해 차도녀 이미지를 깬 바 있다. 당시 김수현은 털털하고 덜렁대는 방송국 PD 역할을 맡았다. 그는 실제 자신의 모습은 '스탠바이'의 김수현과 닮았다고 털어 놓았다.
"제가 지적이지만은 않아요(웃음). 해외 거주 경험 때문에 영어를 잘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전 굉장히 한국적인 사람이에요"
도도한 표정 연기가 꼭 익숙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 그는 웃는 모습이 더 편하다. 워낙 '웃는 상'이라 진지하게 연기를 한다고 해도 웃는 표정을 짓는다는 오해를 받을 때도 있다고 한다.
이번 '7급공무원'에서도 국정원 취조를 받을 때 너무 환하게 웃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수현은 "그렇게 많이 웃지 않았는데 그렇게 보였느냐"며 또 한 번 웃었다.
그는 "다음에는 가난하거나 똑똑하지 않은 역할도 맡으면서 서서히 변화를 주고 싶다"며 시트콤이 아닌 정극에서도 이미지 변신을 예고했다.
■입기 어려웠지만, 나를 빛내 주고 있는 고마운 옷 '미래'
김수현은 '7급 공무원'의 미래라는 배역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미래를 연기하기 것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다. 내면에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을 온전히 담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미래라는 역할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금까지 맡았던 것보다 어려운 역할이었어요. 더불어 가장 불쌍하면서도 강인한 여자이기도 했죠. 저와는 살아온 과정이가 가지고 있는 결이 가장 반대되는 사람이었어요"
연기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미래는 김수현에게 애정이 가는 역할로 남았다. 그는 "미래는 나를 더 확장시키고 성장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처음에는 입기 어려웠지만, 결국 자신을 빛내주는 옷이 된 셈이다.
"미래는 결국 '나'이기 때문에 스스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미래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요"
■내 몸매를 질투? 오히려 최강희의 귀여움이 부러워
김수현은 177cm의 큰 키에 건강미 넘치는 날씬한 몸매까지 갖췄다. 실제로 보니 그의 신체조건은 정말 우월하게 느껴졌다.
'7급공무원'에서도 극 중 신선미(김민서), 장영순(장영남)이 그의 몸매를 질투하는 장면도 있었다. 실제 그의 몸매에 대한 상대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서로 부러워하는 점들은 다들 있을 거예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네가 좋았어"라며 서로 칭찬해 주는 분위기였어요. 제 캐릭터가 타이트한 옷을 입고 굽 높은 신발을 신은 경우가 많으니까, 제가 옆에 오면 '미래 저리가'라는 반응 정도는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웃음)
반대로 김수현은 "최강희 선배님이 너무 귀엽고 예쁘시더라. 면접관으로 서원(최강희)를 대하던 신에서는 NG를 내는 모습까지 너무 사랑스럽더라"며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수현의 탄력 있는 몸매는 운동을 통해 다져졌다. 그는 "보기에 좋기 보다는 몸 자체가 건강하려고 노력한다"며 몸 관리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하지만 "작품을 하다 보니 감정적인 소진이 커서 몸을 움직이는 게 힘들더라. 이제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며 웃었다.
'7급공무원'을 마치고 이제 연기에 대해 눈을 뜬 김수현. 연기자로 스스로 그리는 자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가 무척 어렵다는 걸 실감한 것 같아요. 다음 역할에 대해 기대도 되지만, 잘 해내는 과정도 그만큼 만만치 않을 거라 생각해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 사람이 정말로 연기하기를 원하는 구나. 열정적으로 하고 있구나.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겁내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어요"
김수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을 지켜봐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또 다른 역할로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항상 저를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해요. 앞으로 미래와는 180도 다른 역할로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김수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