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총사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만일 당신에게 친구가 있으면 정의는 필요 없다. 그러나 당신에게 정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친구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다.
뮤지컬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엄기준 규현 창민 준케이 박진우 분)은 '정의는 살아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프랑스 촌구석 시골뜨기인 달타냥에게 정의란 단순히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이런 달타냥이 정의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은 바로 삼총사들을 만난 이후부터다. 풋내기였던 달타냥은 삼총사를 만나 비로소 정의를 실현하고 진정한 총사로 거듭난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인 뮤지컬 '삼총사'는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프랑스 왕의 친위부대 삼총사 아토스(남경주 신성우 이건명), 포르토스(김법래 조순창), 아라미스(김민종 민영기 손준호)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2009년 초연 이후 매년 열린 공연에서 16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이다.
이 작품은 파리 최고의 권력가 리슐리외(김형묵 홍경수)와 그의 여간첩 밀라디(서지영 김아선)의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주된 줄거리로 삼았다. 하지만 결국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한 진짜 메시지는 피보다 진한 남자들의 변치 않은 우정이다.
극중 달타냥은 삼총사와 함께 리슐리외와 밀라디의 음모로 행방불명된 루이 13세 왕과 연인 콘스탄스(김소현 제이민 예은)를 되찾기 위해 결의한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리슈리에와 밀라디의 악행과 그로 인한 고난과 역경은 의리로 똘똘 뭉친 이들의 우정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달타냥과 삼총사에게 있어 친구란 네 명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과도 같다. 검을 하늘로 높이 치켜들고 '정의는 단지 보이지 않은 것 뿐 살아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승리는 우리 것. 함께 싸우자'고 노래하는 이들의 우정은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지 않게 그려져 관객에게 부담없이 다가간다.
다소 뻔하고 유치한 남자들의 영웅담으로 치부될 수 있겠지만 달타냥과 삼총사의 희로애락은 상당히 유쾌하다. 갖가지 반전과 음모를 통해 이들의 우정은 돋보이고 영웅담은 신화가 된다.
여기에 달타냥과 콘스탄스의 순수한 사랑과 아토스와 밀라디의 비극적인 사랑이 더해져 남자들의 단순한 우정담에 국한될 뻔한 '삼총사'의 이야깃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맑고 발랄한 콘스탄스와 독기 서린 밀라디는 달타냥과 삼총사에 비해 그 비중은 적지만 극명하게 대조되는 여성성을 보여주며 극의 균형을 잡는데 일조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노련하다. 엄기준과 김소현은 초연멤버이자 베테랑 뮤지컬 배우답게 어깨의 무게를 빼고 자유자재로 연기한다. '삼총사' 이건명 김법래 민영기와 밀라디 역의 서지영 역시 개성을 발휘하며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합이 정확히 들어맞는 정교하고 수위 높은 삼총사들의 현란한 검술 장면과 달타냥이 객석으로 내려가 여성 관객의 얼굴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이자 볼거리다.
뮤지컬 '삼총사'는 4월 21일까지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140분. 만 7세 이상. 공연문의: 02)764-7857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삼총사 ⓒ 엠뮤지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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