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라이벌의 내분은 곧 기회라는 생각일까. FC바르셀로나의 팬들이 다음 시즌 새 골키퍼로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인 이케르 카시야스를 원하고 있다.
엘 클라시코 더비 2연승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잡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며 무한한 신뢰를 받던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 또 스페인 언론과 날 선 대립을 시작했다.
올 시즌 내내 시끄러웠던 사유인 팀을 떠나느냐 마느냐가 아닌 카시야스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이다. 무리뉴 감독은 카시야스가 손가락 골절을 당한 사이 디에고 로페스를 영입해 신임을 주고 있다.
로페스도 훌륭한 경기력으로 바르셀로나와 맨유 등 힘겨웠던 일정을 준수하게 막아내며 무리뉴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문제는 카시야스가 부상 재활을 끝내고 팀 훈련에 합류하면서 생겼다. 스페인 언론은 주장인 카시야스가 돌아왔기에 주전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무리뉴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갈라타사라이와 챔피언스리그 8강을 앞두고 "로페스가 지금처럼 잘해주면 계속 주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고 로페스가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자 곧바로 "로페스가 카시야스보다 더 적합하다"는 말로 카시야스의 후보 신세를 예고했다.
상황이 이러자 라이벌인 바르셀로나의 팬들이 놀라운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언론 '엘 누에보 디아리오'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의 팬들이 구단을 향해 "카시야스를 영입하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카탈루냐 지역 언론의 설문조사에서도 90%가 찬성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가 도전을 이유로 팀을 떠나겠다고 밝힌 터라 새로운 골키퍼 영입이 필요하다. 이에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스페인 최고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인 카시야스를 데려와 라이벌에게 심리적인 충격까지 안기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팬들의 바람은 단순한 소망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의 카를레스 빌라루비 부회장은 파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카시야스는 의심할 것 없이 훌륭한 선수고 엄청난 골키퍼다"고 칭찬하면서도 "우리 팀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 영입을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단호한 입장을 표했다.
[사진 = 카시야스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