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영화의 강세 속에 외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퀄리티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상업 영화의 경우 한국인들의 정서를 고려한 흥행작들이 줄지어 발표되면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할리우드 영화들은 블록버스터 급 대작들을 제외하면 한국 관객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춘 로맨스와 좀비 영화를 조합한 '웜 바디스'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웜 바디스'는 현재(1일 기준) 전국 극장가에서 누적 관객수 110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개봉 3주차에 100만 돌파에 성공한 이 작품은 꾸준하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조나단 레빈 감독의 '웜 바디스'는 '좀비물'에 속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정통적인 좀비 영화'가 아니다.
걸어다니는 시체인 '좀비'는 하드고어 호러물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웜 바디스'는 호러 영화가 아닌 로맨스 영화다.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매력적인 좀비'로 완성시켰다.
실제로 이 작품의 원작은 아이작 마리온의 인터넷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는 '웜 바디스'는 좀비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창조했다.
로맨스 소설이 최근 영화화된 대표적인 작품은 앤드류 니콜 감독의 '호스트'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테파니 메이어의 두 권짜리 소설을 2시간짜리 영화로 완성시켰다.
'호스트'는 각기 다른 두 개의 영혼을 가진 소녀가 동시에 두 명의 꽃미남과 연애를 나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SF적인 요소가 가미됐지만 이 작품 역시 젊은 여성층을 공략한 로맨스 소설이다.
'웜 바디스'와 '호스트'는 로맨스 소설의 대표적인 시리즈인 '할리퀸'과 비슷한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출판사인 '할리퀸(Harlequin : 팬터마임에서 주역을 맡은 어릿광대를 뜻한다)'은 젊은 여성 독자층에 눈높이를 맞춘 로맨스 소설을 꾸준히 출판하고 있다. '중독성'이 강한 이 소설들은 70년대부터 현재까지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 '할리퀸 로맨스 소설'은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들을 출간시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시대가 변한 현재 '윔 바디스'와 '호스트'같은 작품은 호러와 SF 등 다른 장르와 결합된 '퓨전 로맨스 소설'로 발전했다.
'웜 바디스'와 '호스트'는 할리퀸의 브랜드를 가지고 출판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소녀 취향의 감성을 살린 로맨스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4일 개봉 예정인 '호스트'의 도서는 국내에서도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도서 '웜 바디스'는 영화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철학자 좀비 R'의 시선과 R과 줄리의 다양한 연애담도 확인할 수 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웜 바디스, 호스트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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