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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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7급공무원', 따로 국밥 된 멜로와 첩보 '용두사미'

기사입력 2013.03.29 06:42 / 기사수정 2013.11.10 18:48



▲ 7급공무원 종영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로맨틱 코미디와 첩보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7급 공무원'이 아쉬움 속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28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 마지막회에서 김서원(최강희 분)과 한길로(주원)는 자살하려는 김미래(김수현)를 구하고 과거 국정원의 잘못에 대해 대신 사과했다. 또 JJ(임윤호)를 원석(안내상)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원석이 과거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임무를 마친 서원과 길로는 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

마지막까지 반전도 있었다. 제주도로 발령 난 길로와 독일로 발령 난 서원은 공항에서 키스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제주도도 독일도 아닌 서울에 위치한 한 바이러스 센터에서 맞닥뜨렸다. 황당해하던 이들은 곧 진한 키스를 선보이며 함께 있게 된 것에 기뻐했다.

사랑 빼고 모든 것을 숨겨야 하는 국정원 신입요원들의 청춘 멜로를 표방했던 '7급 공무원'은 초반 김하늘 강지환 주연의 영화 '7급 공무원'의 그림자를 없애고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물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신입 사원으로서의 고민과 직장인의 애환은 국정원이라는 특수한 장소와 맞물려 신선함을 줬고, 배우 최강희와 주원 역시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극의 재미를 살려 냈다.

하지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들의 사랑에 치중한 나머지 첩보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따로 국밥 모양새가 됐다. 당초 생활 밀착형 첩보원의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거창한 포부와 달리 임무 수행 중 개방된 장소에서 걸핏하면 총을 겨눈다거나 상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신입 요원 두 명이 사건을 해결하려는 등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흥미를 반감시켰다.



결국 이 드라마는 첩보의 스릴감과 로코의 아슬아슬한 긴장감 사이에서 힘을 잃은 줄타기를 하며 초반의 기대에 못 미친 용두사미의 결과를 낳았다.

극의 한 축을 담당한 김미래와 JJ의 악행은 부모 세대에서 맺힌 한과 복수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복수를 소재로 한 여는 드라마들과 뚜렷한 차별화를 꾀하지 못했고 중심 내용이었던 사랑하는 서원과 길로의 유쾌하고 발랄한 거짓말도 허술한 구조 속에서 빛을 잃어갔다.

알면서도, 또 알고 싶으면서도 짐짓 모른 척해야 하는 두 남녀의 '밀고 당기기'는 꽤 흥미로운 소재였음에 틀림없었다. 서로의 진심과 거짓 사이에서 어떠한 확신도 얻지 못한 채 심리전을 벌이는 주인공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상투적인 감동코드 아래서 긴장감을 불어 넣는데 실패했다.

다소 거리감 있는 국정원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그린 덕에 웃으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는 점은 좋았으나, 초반의 팽팽한 긴장감과 멜로의 흥미진진함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채 흘러간 전개는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7급공무원 ⓒ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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