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에서 아쉬운 주루사가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20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10으로 패했다. 6회까지 0-9로 뒤져 다소 느슨하게 흘러가던 분위기는 7회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희망이 보였다. 7회말 1점을 만회, 영패를 면한 한화는 8회말 상대 투수 이혜천의 제구난을 틈타 3-9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1사 만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타격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상황에서 충분히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다.
분위기도 좋았다. 후속타자 정범모가 이혜천을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는 타구를 터뜨렸다. 대전구장 가장 깊숙한 위치로 공이 날아갔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1루 주자 이대수는 2루 베이스 근처까지 가 있었고, 2루 주자 조정원의 리드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2루 베이스에 가깝게 붙어 있었다. 정상적인 리드였다면 조정원이 홈에 들어오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조정원은 타구가 빠진 것을 확인한 뒤에야 스타트를 끊었다. 자칫하면 1루 주자였던 이대수가 조정원을 추월할 뻔했다. 두산의 깔끔한 중계플레이까지 이어지며 조정원은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최소한 2명이 홈을 밟고 1사 2, 3루 기회가 이어져야 하는 상황은 2사 2, 3루로 변했다. 정범모의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에게 잡힌 것과 진배없는 상황이 된 것. 후속타자 연경흠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흐름은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상대 실수로 위기에서 벗어난 두산은 9회초 1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최근 무기력한 경기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전날(19일)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찬스에서 결정타가 없다"고 했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실력이 부족하면 패기라도 있어야 한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도 9안타 8볼넷에 득점은 4점 뿐이었다. 게다가 승부처에서 주루사로 찬물을 끼얹었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어찌 보면 일찌감치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 다행이다. 정규시즌에도 비슷한 플레이가 나온다면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를 통해 호된 예비고사를 치르고 있는 한화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선수들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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