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고전 소설인 '안나 카레니나'가 다시 영화화됐다.
러시아 정계 최고의 정치가인 남편 카레닌(주드 로 분)의 아내인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스러운 8살 아들과 호화로운 저택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성품까지 지닌 그녀는 사교계에서도 인정받는 여성이다.
남부러울 것이 없이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다. 풍요로운 삶을 살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는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리타분하고 일 밖에 모르는 남편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그녀는 젊고 매력적인 장교 브론스키(애런 존슨)를 만난다.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화술까지 지닌 브론스키는 사교계 젊은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운명적으로 브론스키와 마주친 안나 카레니나는 남편에게 느끼지 못한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고요했던 연못은 일약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안나와 브론스키의 위태로운 사랑이 진행된다.
'안나 카레니나'는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열정적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여인의 이야기다. 관료적인 19세기 후반 러시아 사회에서 불륜과 도피적인 사랑이 한 여인의 삶을 어떻게 짓밟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랑이 지니는 아름다움과 처절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안나 카레니나'는 그동안 여러 차례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소설의 주인공인 '안나 카레리나'는 당대의 명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다. 그레타 가르보와 비비안 리가 비련의 여주인공인 안나를 연기했고 가장 최근(1997)에는 소피 마르소가 이 역할을 소화했다.
지난해 완성된 조 라이트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에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한다. 나이틀리는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널리 알려졌다. 블록버스터 영화와 로맨틱 코미디에 주로 출연해온 그는 '오만과 편견'(2005)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았다. 나이틀리가 연기하는 '안나 카레니나'는 더욱 슬프고 처절하다. 사랑을 위해 세상을 버리고 거침없이 추락하는 한 여인을 심도 깊게 연기했다.
제인 오스틴의 고전 소설인 '오만과 편견'에서 라이트 감독과 나이틀리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영화로 호평을 받은 이들은 7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이번에 소개되는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무대에서 진행되는 연극적인 구성과 야외 로케로 촬영되는 영화적인 기법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 대부분의 실내 장면은 공연 극장 무대에서 촬영했고 아름다운 배경이 필요한 장면은 야외에서 진행됐다.
주드 로는 나이틀리의 고지식한 남편인 케레닌으로 출연한다. 또한 안나 카레니나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브론스키는 애론 존슨이 맡았다. 19세기 후반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배우들의 의상도 이 영화의 볼거리다. '안나 카레리나'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했다. 21일 개봉.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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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안나 카레니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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